[아주 돋보기] 카카오 먹통에 '담뱃값' 보상…뿔난 기사·누리꾼 "황당"

2022-10-27 01:00
택시 7750원, 대리 4260원…커피쿠폰인가
누리꾼 "보상 뉴스까지 내더니" 비판 물결
카카오 측 "최종안 아냐, 추가 보상 검토 중"

대리운전 노동자 단체는 카카오T 먹통 사태와 관련해 카카오모빌리티가 대리 기사에게 포인트로 보상하기로 한 4260원을 거부하기로 했다. [사진=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등]

카카오T 서비스 '먹통' 사태로 피해를 본 택시·대리 기사들이 제대로 뿔났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이 제시한 보상금이 터무니 없이 적은 탓이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까지 가세해 보상 규모를 확대하라고 거세게 요구하는 상황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일 카카오 유료 멤버십을 구독 중인 택시 기사와 대리 기사에게 각각 7750원과 4260원에 상응하는 포인트를 지급한다는 내용의 보상안을 내놨다. 

2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관련 기사를 링크한 게시물이 올라오자 한 누리꾼은 "보상해준다고 뉴스까지 퍼뜨리면서 큰소리 뻥뻥 치더니 7750원... 최소 시간당 1만원은 쳐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이번 피해 보상 금액을 최저시급, 스타벅스 커피 쿠폰, 수입 담뱃값, 국밥 가격 등에 비유하며 비아냥 섞인 비판을 가하는 중이다. 

특히 택시 기사들의 경우 대부분 고령이라 포인트 사용에 익숙하지 않을 뿐더러 포인트로 주면 잘 쓰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아울러 유료 구독자 외에 무료 서비스 이용 기사들에 대한 보상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이들의 영업상 간접 피해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보상안을 내놓으라는 누리꾼들이 많다. 

기사들은 보다 현실성 있는 보상안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기사들 평균 영업 손실액을 고려해 적절한 피해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택시 기사들은 “이번 사태로 최대 수십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실제 피해 상황을 고려한 보상안이 나와야 한다”는 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택시 기사 이모씨(52)는 “배차를 더 많이 받으려고 유료 멤버십에 가입했는데 먹통으로 승객을 태우지 못했다. 하루 20만~30만원의 손실이 났는데, 고작 7550원을 보상해준다고 해서 황당하다”고 말했다.

대리 기사들도 대리운전 노동자 단체 4곳에 피해를 신고한 382명의 평균 영업 손실이 17만8000원으로 집계됐다며, 서비스 먹통 기간 영업을 못한 것에 비하면 보상금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강력 반발했다. 이들 대리운전 노동자 단체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대리 기사에게 포인트로 보상하기로 한 4260원을 받지 않기로 했다.

피해 보상 확대 요구가 거세지자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이번 보상이 최종적인 건 아니라며 추가 보상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서비스 장애로 이틀간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 것에 대한 보상안을 먼저 발표한 것”이라며 “기사들의 실제 피해는 범위도 넓고 사례가 다양하기 때문에 현장 상황을 파악하며 추가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아주경제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