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사상 첫 여성 시장, 3개월만에 조기 퇴임설 솔솔
2016-09-20 17:43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지난 6월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 깨끗한 정치로 돌풍을 일으키며 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된 비르지니아 라지 시장이 취임 3개월 만에 정치적 능력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조기 퇴임설이 돌고 있다.
시장 당선 전에는 정치적 경험이 거의 전무했던 라지 시장은 시정을 제대로 돌보기보다는 어찌할 바를 몰라 허둥대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평가했다.
리지 시장은 교통이나 생활환경 개선 등 생활밀착형 공약으로 호응을 얻어 당선에 성공했지만 올해 여름 로마 거리엔 쓰레기가 넘쳐났다. 특히 최근에는 여러 아이들이 쓰레기통 주변을 돌아다니는 쥐의 숫자를 세면서 노는 영상이 돌면서 로마의 쓰레기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현지시간 19일 이탈리아 현지 언론인 라 리퍼블리카에 따르면 약 70명의 로마시청 관리들은 라지에게 서한을 보내 행정 마비와 시정 가이드 부재를 한탄했다.
주민들 역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어 그는 “그리고 라지 시장이 자기가 말한 만큼 정직한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로마는 관리가 어려운 도시여서 과거 어떤 정당이나 어떤 정치인이라도 그다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지 못한다.
그러나 라지 시장에 대한 실망이 큰 것은 약속을 어기고 거짓말을 하는 등 애초 그토록 반대했던 기득 정치권의 잘못을 똑같이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한계론에 라지가 소속된 신생 정당인 오성운동의 운명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2009년 부패 척결과 정직을 전면에 내세우며 이탈리아 주요 정당으로 급부상했지만 라지의 한계가 오성운동의 한계로 인식되면서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루이스 귀도 카를리 대학의 “로마를 보면 오성운동이 얼마나 조직적이지 못하고 분열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며 “아이러니하게도 로마에서의 승리가 오성운동의 패배를 가져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