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하반기 경영화두 ‘쇄신’
2016-07-04 17:06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10대 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올 하반기 경영화두로 ‘쇄신’을 제시했다.
올해 신년사에서 각 그룹 총수들이 공통적으로 내놓은 이슈는 ‘생존을 위한 혁신’이었다.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한다’는 뜻의 ‘혁신’이 ‘그릇된 것이나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롭게 한다’는 의미의 쇄신으로 바뀐 것이다.
비슷한 의미지만 차이가 있다. 지금까지 과정이 과거의 사업 및 인력구조의 변혁에 역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이렇게 해서 만든 새로운 조직의 틀을 갖고 미래를 여는 데 방해가 되는 요소를 제거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저성장 기조 지속에 따른 경기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슬람국가(IS)의 무차별 테러 등 불안요소까지 가세해 경영 환경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각 그룹들은 이제 불확실성을 경영환경의 변수가 아닌 상수로 놓고 대응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본처럼 짠 시나리오 경영 대신 매 순간마다 적절히 대응하는 능숙한 전술을 갖추면서 전략이라는 큰 목표를 이뤄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각 그룹들은 하반기에도 미래 생존에 대비하기 위한 노력을 집중 추진할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잠시 주춤했던 ‘사업구조개편’을 재개할 것으로 보이며, LG그룹도 전자를 중심으로 한 ‘사업조정’ 작업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를 주력으로 하는 두 그룹의 변화의 방향은 전자와 비전자 부문을 어떻게 결합해 시너지를 내느냐가 관건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산업의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특히 전자와 화학 등 우리 주력산업이 신흥국의 도전을 받으면서 산업구조상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고, 혁신기업들은 이전과 다른 사업방식으로 경쟁의 패러다임을 바꾸며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안일하게 대처한다면 성장은 고사하고 살아남기조차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브렉시트’에서 비롯된 엔화강세 현상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이 직접 브렉시트의 영향을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엔화강세의 수혜를 받으며 세계 자동차 판매 5위권에 등극했던 현대차그룹은 아베 정권 출범 후 지속된 엔화약세로 인해 일본차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글로벌 시장에서 밀려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30일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16년 SK그룹 확대경영회의’에 참석해 “현 경영환경 아래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서든데스(Sudden Death·돌연사)할 수 있다”고 위기의식과 함께 체질을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은 기 추진중인 뼈를 깎는 수준의 구조조정을 하반기 안으로 큰 틀에서 마무리 하고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