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교육부가 법원 판례를 근거로 서남대 비리 재단의 복귀를 허용하려고 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8일 1000억원에 달하는 교비 횡령으로 수감중인 이홍하 설립자측을 옹호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 설립자측이 정상화 방안을 제시해 공개한 것이고 컨설팅단이 대학 구성원 의견을 수렴해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면서도 상지대 관련 판례를 들면서 비리를 저지른 재단이더라도 학교 처분의 우선권이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비리재단의 복귀를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했지만 결국에는 대형 비리를 저지른 이홍하 설립자측의 복귀를 두둔하는 입장을 다시 드러낸 것이다.

교육부는 대법원이 상지대 판결에서 “종전이사는 법인의 자주성과 정체성을 확보하는 임무와 가장 근접한 위치에 있는 자이며, 정식이사를 선임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지는 자로 ‘비리를 저지른 학교법인의 임원에 대하여 그에 합당한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고 행정적 제재를 부과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를 시정하기 위한 수단이 지나쳐 함부로 학교법인의 정체성까지 뒤바꾸는 단계에 이르면 위헌적 상태를 초래하는 것이 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했다며 종전이사들이 제출한 정상화 방안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또 대법원 판결이 종전이사에게 최소한 과반수를 부여하는 사분위 심의원칙 등을 고려할 때 종전이사들은 정상화 방안을 제출할 수 있는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라고 해 정상화 방안은 접수받은 것에 불과하고 수용 여부에 대해서는 컨설팅을 거친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서남대가 컨설팅 중으로 각 구성원의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강력한 컨설팅을 통해 정상화를 여부를 검토할 예정으로 컨설팅을 통과할 경우에도 교육부와 사분위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검토 과정을 거쳐 정상화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며 컨설팅팀의 의견이 정상화 방안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정상화 방안을 반려하겠다고 했다.

서남대 구성원과 지역의 반발을 고려해 교육부는 전일 이홍하 설립자측의 정상화방안을 공개하면서 “부실대학 폐교의 신호탄으로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 하위등급에 있는 대학들에 큰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데서 한 발 물러선 듯 보이지만 판례 등을 공개한 의도는 결국에는 이 설립자측의 복귀를 염두에 둔 설명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대형 비리를 저지를 비리재단의 복귀를 용인하는 이같은 판례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립대학이더라도 공교육 기관으로 교육 투자를 전제로 만들어진 것으로 대학을 공공성보다는 기업과 같이 사적 소유물로 판단하는 판례 자체의 해석에 오류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상지대의 경우에도 김문기 설립자가 비리에도 불구하고 복귀해 교육부는 총장 선임 취소 압박을 하기는 했지만 적극적으로 학교 운영에서 물러나도록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이홍하 서남대 설립자측이 한려대의 자진폐교를 정상화 방안으로 내세웠지만 한려대에 투자한 것이 없고 등록금 등으로 축적한 자산일 뿐인데도 재산으로 인정해주는 것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이 설립자는 9년을 복역하고 출소한 후 5년만 지나면 사립학교법상 학교 복귀가 가능하다.

임희성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사학 비리 문제는 조정할 문제가 아닌데도 상지대 판례를 계기로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출범하고 비리 재단에 학교를 돌려주는 시발점이 됐었다”며 “이홍하 설립자는 설립한 학교의 교비를 빼돌려 다른 학교를 세우는 방식으로 학교를 늘리고 친인척 등을 임명했는데, 학교 복귀는 말이 안되고 대만의 경우 비리 범법자의 경우 학교에 복귀 못하도록 금지돼 있는 것처럼 사립학교법상 비리를 저지를 당사자는 대학 운영에 참여하는 것을 막고 임시이사에 전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비리대학을 뿌리 뽑고 발붙이지 못하게 하려면 파견 임시이와 구성원들이 학교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도록 전권을 줘야 한다”며 “현재는 임시이사가 재정에 관한 실질적인 권한이 없어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서남대의 경우 명지의료재단이 재정기여와 관련해 제대로 이행을 못하면서 무산되는 틈을 비리 재단이 치고 들어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성부 교육부 대학구조개혁팀장은 판례가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판례가 잘못됐다면 대법원에 문의를 해야지 교육부에 따질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