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 횡령 서남대 설립자 손 들어주려는 교육부
2016-06-08 10:07
서남대 구성원들, 비리 저지른 설립자 복귀 반대 나서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교육부가 1000억원 횡령 혐의로 형을 선고받고 수감중인 서남대 설립자 측의 학교 정상화 방안을 수용하려 하고 있어 구성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서남대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 교직원노동조합 등은 교육부가 공개한 이홍하 설립자 측의 학교 정상화 방안에 대해 10일 교육부로 항의 방문에 나서기로 했다.
학교 관계자는 8일 “교육부가 1000억원대 횡령을 저지른 구재단 손을 들어주는 셈인데 학교를 이렇게 만든 장본인들인 범법자들과 딜을 하는 것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며 “이달 말까지 진행중인 교육부 컨설팅을 성실하게 받고 정상화 방안을 이행하고 있는데 교육부가 구재단측의 정상화 방안을 공개한 것은 결과를 내놓고 몰아가고 있는 것으로 어이가 없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서남대 구성원들은 재정기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명지의료재단이 재정 확보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어 대안을 찾고 구재단의 복귀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가 선임한 관선이사로 구성된 법인은 10일 이사회를 열어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서남대는 지난해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아 구조조정을 위한 컨설팅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달 말까지 재정기여대상자를 찾지 못할 경우 컨설팅단이 구재단의 방안을 골자로 하는 정상화 방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교육부가 7일 공개한 이홍하 설립자가 임명한 구재단 쪽 이사들의 정상화 방안은 한려대를 폐교하고 폐업중인 소유 병원과 수익재산을 처분하는 한편 서남대 의대를 폐과해 횡령액 330억원을 보전하는 것이다.
구재단측은 현재 정상화가 요원한 가운데 올해까지의 성과로 평가를 받게 되는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다시 최하위 등급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 정원이 줄게 될 우려가 크고 횡령금을 보전하더라도 의대를 정상화하려면 부속병원 설립 등 막대한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 상황을 감안해 의대 폐과를 정상화 방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같은 정상화 방안을 컨설팅단이 제시하고 교육부 사분위가 올해 하반기 받아들이게 되면 관선 이사들이 물러나고 구재단측 이사들이 다시 복귀하게 될 전망이다.
교육부가 대학구조정 과정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비리 재단의 복귀를 허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학교 구성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대안이 없을 경우 구재단측이 복귀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법원 판례상 비리를 저질렀더라도 관련 횡령액을 보전하고 정상화한 재단의 경우 복귀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 교육부의 논리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서상으로는 한 번 비리로 낙인 찍힌 경우 영원히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맞을 수 있지만 판례상 대학을 정상화하는 경우 설립취지를 계승한 종전의 이사들에 우선권을 주도록 하고 있다”며 “서남대 구성원들이 반대하고 컨설팅 과정에서 의견을 수렴해 정상화 방안을 제시하고 하반기 사분위에서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