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주민들, “관광객들아, 집으로 돌아가라”
2016-05-30 18:06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관광업 호황을 누리고 있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넘치는 관광객에 지친 일부 주민들이 관광객들에게 ‘집으로 돌아가라’고 외치고 있다.
올해 1~2월 스페인을 찾은 관광객은 작년 동기비 11% 이상 증가했다. 스페인 당국은 올해 역대 4번째로 많은 관광객이 몰려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르투갈의 경우 작년 한해 1,700만명의 관광객이 찾으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비 관광객이 15% 더 늘었다.
유럽 금융위기로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었던 이베리아 반도 두 나라로선 반길만한 소식 같지만 모두가 기뻐하지는 않는다고 남아공 매체 IOL의 현지 특파원은 전했다.
관광업 호황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가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일부 현지인들은 수세기 동안 그대로 보전된 좁은 골목길들과 아름다운 해변이 관광객들로 빽빽이 들어차있는 상황에 불만을 토로한다.
포르투갈 리스본 해안 주민들 역시 인도와 차도를 꽉 채운 인파와 차량들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관광업 애널리스트들은 특히 스페인과 포르투갈 관광객이 늘어난 이유를 이집트 튀니지, 터키 등에서 테러로 인해 관광객 안전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터키 당국에 따르면 4월 터키를 찾은 관광객은 전년비 30%나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프랑스에 이어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인 스페인에는 지난해 6,810만명이 스페인을 다녀갔다. 전년비 약 5% 늘어난 수치다. 관광 수입은 674억유로(약 90조원)에 달했다. 스페인에서는 올해 1분기 관광객 증가로 89,0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겼다. 스페인의 실업률은 20%에 달한다.
그러나 일부는 관광객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25개 주요 스페인 관광업체를 대표하는 비영리그룹인 엑셀투어는 “수용능력을 초과하는 관광객들을 이대로 계속 받을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