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직장' 산은·수은 연봉순위 공공기관 중 3·4위…9000만원 훌쩍 넘어
2016-05-16 07:40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조선업 부실 악화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직원 평균 연봉이 공공기관 가운데 3, 4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산은과 수은의 직원 평균 연봉은 각각 9435만원, 9242만원으로 연구기관을 제외한 전체 공공기관 가운데 3, 4위를 차지했다.
예탁결제원이 평균 1억491만원으로 부설기관을 제외한 321개 공공기관 중 연봉이 가장 많았고, 한국투자공사가 1억469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3∼9위는 한국과학기술원,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석·박사급 고연봉 연구직 비중이 높은 연구기관이 차지했다.
연구기관을 포함하면 산은은 전체 공공기관 중 10위, 수은은 13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산은은 연구기관을 제외하면 예탁결제원, 투자공사에 이어 연봉 수준이 가장 높았다.
이들 금융 공공기관은 처우가 좋고 개인별 업무 성과와 무관하게 근무 연수에 따라 자동으로 급여가 인상되고 정년이 보장돼 이른바 '신의 직장'으로 일컬어진다.
특히 수출입은행은 1인당 직원 평균 보수가 2014년에 비해 무려 5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산은도 지난해 직원 임금이 5.1% 증가했다. 이는 금융공공기관 평균 직원임금 인상률 4.9%를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현재 이들 기관은 조선업 부실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비판의 중심에 있다. 산은은 대우조선해양에 수년간 낙하산 임원을 내려보내면서도 정작 관리·감독은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0%에도 못 미쳐 정부로부터 긴급 현물출자 수혈을 받아 간신히 10% 선을 넘겼다.
이와 관련,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산은과 수은에 경영상의 책임을 묻는 게 필요하다"며 "감사원이 대대적인 감사를 이미 완료했고, 감사 결과가 나오면 그에 상응하는 관리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정부도 구조조정과 관련해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책은행의 인사권은 물론 구조조정 시기와 규모 등에 있어 정부의 책임이 큰 데도 정부가 꼬리 자르기 식의 행태를 보이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