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역세권에 행복주택 1000가구...."전자상가 살릴 기폭제될까?"

2016-05-15 13:44
전자상가 상인들 기대감↑..."인근 주민들 설득이 관건"

용산 역세권 행복주택 1000가구가 들어설 부지. 현재 공영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사진=백현철 기자]


아주경제 백현철 기자 = “행복주택이 들어오는 것 자체는 좋다. 하지만 행복주택, 호텔 등이 동시에 들어서면 교통난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대체 도로는 없이 자꾸 건물만 들어서면 상인들의 혼란만 더 커질 것이다. 용산 개발과 더불어 혼잡에 대한 대응 방안도 필요하다”(용산전자상가 상인회 관계자)

수년간 개발 지체로 침체에 빠진 용산 역세권 일대에 대규모 행복주택 단지  건립 계획이 알려지면서 일대 부동산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건립 계획이 밝혀진 구역마다 극심한 반대에 부딪혀 일부 계획은 무산되는 등 행복주택 건립 사업이 난항을 겪었기 때문이다. 

15일 국토부·서울시에 따르면 용산역 전자상가인근 국유지(현재 공영주차장)에 1000가구 규모의 행복주택이 공급된다.

사업은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협업하는 사업으로 국토부 소유 국유지를 장기간 저렴(연 1%)하게 임대해주고, 서울시는 주택사업승인 등 각종 인허가를 진행한다. SH공사는 사업시행자로 행복주택을 건설·운영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좋은 취지로 행복주택 추진 협조가 와 국토부도 응했다”면서 “단순히 행복주택만 공급하는 것이 아닌 용산구 발전을 위한 시설들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3일 방문한 용산역 일대에서 행복주택에 대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었다. 온라인 거래 발달로 전자상가를 찾는 손님이 대폭 줄은 상가 상인들은 행복주택이 기폭제가 될 것이라 기대했다. 행복주택 입주자들이 대부분 사회초년생이거나 신혼부부 등 젊은 층이어서  일대 상권 회생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공영주차장 인근에서 샌드위치를 파는 한 상인은 “예전보다 손님이 많이 줄어 상가가 전체적으로 썰렁하다”며 “행복주택이 들어서면 우울한 분위기를 바꿔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전자상가 한 골목길이 손님 하나없이 한산한 분위기를 풍긴다. [사진=백현철 기자]


행복주택의 건립을 반갑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문 부호를 다는 사람도 있었다.

나진상가 인근 A 공인중개업소 대표 김모(69)씨는 “일대 상가들이 워낙 침체돼 있기 때문에 행복주택이 들어오는 것은 분명히 반가운 소식”이라며 “다만 서울시와 국토부가 충분한 검토를 하고 계획을 추진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행복주택이 들어서는 지역 내 반감도 신경 써야할 부분이다. 고양 장항 공공택지지구의 경우 5500가구 행복주택 건립계획이 알려지자마자 주변 시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조사에서 많은 시민들이 임대 주택 도입을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면서 “주거는 의식주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국가나 지자체는 지속적으로 임대주택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