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亞 주식 석달째 순매수… 규모는 한달새 79% 뚝

2016-05-03 11:06

           *단위 : 백만달러 [자료=국제금융센터·블룸버그 제공]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외국인이 아시아 신흥국 증시에서 4월까지 3개월 연속 매수우위를 이어갔다. 다만 순매수 규모는 한 달 만에 79% 가까이 줄었다.

3일 국제금융센터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외국인은 4월 한 달 동안 한국·인도·대만·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베트남 7개국에서 총 28억9900만 달러(약 3조290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외국인은 올해 2월과 3월에도 각각 5억7000만 달러(6500억원), 134억8800만 달러(15조31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순매수 규모는 4월 들어 전월 대비 78.5% 줄었다.

이 기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아시아 주가지수는 2월 말 374.72에서 3월 말 417.11로 11.3% 올랐지만, 4월 말에는 416.42로 전달보다 0.2% 하락했다.

달러 약세와 캐리트레이드(저리 통화를 빌려 수익률이 높은 지역 자산을 사는 것) 수요 유입 같은 우호적 요인보다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부각된 영향이 컸다.

국가별로 보면 한국·대만·인도·인도네시아 순으로 외국인 순매수액이 많았다. 한국 증시에서는 올해 1분기 기업실적 호전과 배당금 재투자로 3월에 이어 4월에도 외국인 순매수세가 지속됐다.

다만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순매수 규모는 31억2800만 달러(3조5500억원)에서 18억2600만 달러(2조700억원)로 42% 가까이 줄었다.

대만은 중국 경기둔화 우려가 약화되면서 순매수를 유지했으나, 애플 실적 부진과 일본 구마모토 지진여파로 유출 압력이 커지면서 규모가 감소했다.

반면 외국인은 태국과 필리핀 증시에서 개헌안 국민투표 관련 정정불안, 대선관련 불확실성 탓에 1개월 만에 순매도 전환했다. 베트남은 4월 한 달 간 주가가 6.6% 올랐지만, 외국인은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7000억 달러(79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앞으로 아시아 신흥국에 대한 외국인 자금 유입은 6월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을 비롯한 변수로 더욱 둔화될 공산이 크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연초 신흥개도국에 대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3%로 잡았으나, 최근 4.1%로 낮췄다.

이지현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신흥국 경기 하락 리스크와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같은 위험요인이 부각될 경우 외국인 자금흐름이 순유출로 바뀔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