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 ‘순항’…해외시장 개척이 성공 가늠할 듯

2016-04-24 07:00

현대차는 제네시스 G90를 하반기 미국에 론칭할 예정이다. [사진=현대차 제공]


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지난해 11월 국내에 론칭한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초반 성적이 돋보이고 있다. 따라서 향후 해외시장 개척도 순조로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제네시스 브랜드는 지난해 1분기에 9205대가 판매됐는데 올해 같은 기간에는 1만6477대가 팔렸다. 제네시스 DH가 8267대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EQ900(이큐나인헌드레드)가 8210대나 팔리면서 전작인 에쿠스(2071대)의 실적을 훌쩍 넘긴 덕분이다.

이는 기존 제네시스인 DH가 새로운 네이밍을 적용하기 전임을 감안하면 더욱 돋보이는 실적이다. 현대차는 DH를 하반기 중에 ‘제네시스 G80’으로 새롭게 명명하고 제네시스 브랜드 라인업을 갖춰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하반기에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미국 론칭이 본격 시작될 예정이다. 이 시장에서 인정받을 경우 추후 계획된 중국, 중동 등지에서의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서 프리미엄 브랜드 상승세…현대차에 유리한 조건

최근 전 세계 자동차시장은 크게 세 가지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 △지역별 고급차 판매 차별화 △밀레니얼 세대의 핵심 구매층 부상 △SUV 선호 추세 등이다. 먼저 지역별로 보면, 유럽은 2010년 유로존 재정 위기 이후 수요가 정체된 반면에 미국은 경기 회복과 저유가 수혜로, 중국은 폭발적인 내수시장의 확대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전수안 올리버와이먼 컨설턴트는 “BMW,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 3대 프리미엄 브랜드는 유럽서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미국과 중국에서는 그렇지 못하다”면서 “미국과 중국시장의 성장은 후발주자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급차 주요 고객층의 변화도 현대차로서는 주목할 부분이다. 베이비부머들이 은퇴를 맞이하면서 구매력이 감소하는 반면, 1980년대 이후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들이 고급차 시장의 주요 고객으로 떠오르면서 고급 소형 승용차의 판매가 늘고 있는 것이다. 2017년 등장할 제네시스 G70이 노리는 것이 바로 이 시장이다.

기존에 SUV를 만들지 않았던 벤틀리, 마세라티 등이 속속 이 시장에 뛰어드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글로벌 고급차시장에서 SUV의 비중은 2010년 28%에서 2015년 37%까지 증가할 정도로 상승세다. 제네시스 브랜드에서는 대형과 중형 등 2종류의 SUV가 2020년까지 출시될 예정이다.

◆대중 브랜드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성공 사례는?

완성차업계에서 대중 브랜드를 만들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놓아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는 도요타의 렉서스 브랜드가 꼽힌다.

이러한 사례는 타 업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가구업계에는 프리미엄 브랜드 열풍이 불기 이전인 2006년 론칭한 한샘의 ‘키친바흐’가 꼽힌다. 김나연 이노션 팀장은 “키친바흐의 가장 큰 차별화 요소는 전 제품에 친환경 소재를 사용할 뿐 아니라 자동화 시스템 및 고급 기기를 탑재해 첨단 부엌가구를 지향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수입 화장품에 저렴한 이미지였던 아모레가 1997년 내놓은 ‘설화수’도 성공작으로 꼽힌다. 아식스가 패션 브랜드로 내놓은 오니츠카 타이거도 차별화에 성공한 케이스로 유명하다.

김나연 팀장은 “현대차가 내놓은 제네시스 브랜드가 세계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모 브랜드로부터 철저한 독립과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경쟁력 제고, 브랜드 이미지 형성을 위한 활동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