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박지원, 문재인 향해 “몸은 호남…마음은 대권·수도권 표밭에 있다” 쓴소리

2016-04-11 11:09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 사진은 지난 1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후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 [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11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두 번째 호남 방문에 대해 “몸은 호남에 있지만, 마음은 대권·수도권 표밭에 있다”며 “진정성이 없다”고 평가 절하했다.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전(前) 대표 호남 방문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문 전 대표는) 엊그제 광주 5·18 영령들께 무릎을 꿇는 것으로 자신의 할 일을 다 했다는 생각”이라며 “그래서 호남이 자신을 버리면 고립이 될 것이라고 협박하고 국민의당을 찍으면 1번이 된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박 의원은 문 전 대표의 부산 총선 불출마를 거론하며 “대선 후보가 되려면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수없이 이야기했다”며 “박근혜 정권과 싸우면서 영남 등 비호남에서 가능성을 먼저 인정받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 석이라도 아쉬운 영남 자신의 지역구에 불출마한 것은 정직하지도 용감하지도 못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3번을 찍으면 1번이 된다고 하지만 호남에서 3번을 찍으면 3번이 되고 2번을 찍으면 사표가 된다”며 “결국 오늘 호남 방문의 목적도 호남에 대한 사과와 반성의 행보가 아니라 수도권에 불고 있는 녹색 태풍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호남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호남은 대선 후보가 사실상 문 전 대표로 정해진 당으로는 정권교체를 할 수도 없고, 호남 발전도 없기 때문에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것”이라며 “호남차별과 홀대의 근원인 대북송금 특검, 열린우리당 분당, 지금의 야권 분열에 진솔한 반성도 책임도 못 느끼고 호남을 방문해 자신의 정치생명 운운하는 것도 결국 수도권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도권이 어렵지 않았다면 더민주는 늘 그랬듯이 전국정당이라는 미명 하에 호남에 오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김대중 대통령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민 속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대권 실패 후에도 복귀할 수 있었고, 노무현 대통령도 모든 것을 던졌기 때문에 호남이 그를 선택해서 위대한 드라마를 쓴 것”이라고 충고했다.

박 의원은 “문 전 대표는 호남 소외에 진저리난 호남인들의 호남정치 복원 및 정권교체에 대한 간절한 열망을 변질시키지 말고 진솔한 사과와 반성, 그리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검증받기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며 “김대중의 길, 노무현의 길을 가라고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국회 본청. [사진=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tlsgud80@]


다음은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의 페이스북 전문이다.

문재인 前대표 호남 방문에 대하여
-몸은 호남에 있지만 마음은 대권, 수도권 표밭에 있습니다-

문재인 前 대표가 또 호남을 방문합니다. 그러나 진정성이 없습니다. 엊그제 광주 5.18 영령들께 무릎을 꿇는 것으로 자신의 할 일을 다 했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호남이 자신을 버리면 고립이 될 것이라고 협박하고 국민의당을 찍으면 1번이 된다 합니다.

저는 문 前 대표가 대선 후보가 되려면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수없이 이야기했습니다. 박근혜 정권과 싸우면서 영남 등 비호남에서 가능성을 먼저 인정받았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문 前 대표가 야권 입장에서는 한 석이라도 아쉬운 영남 자신의 지역구에 불출마한 것은 정직하지도 용감하지도 못합니다.

3번을 찍으면 1번이 된다고 하지만 호남에서 3번을 찍으면 3번이 되고 2번을 찍으면 사표가 됩니다. 결국 오늘 호남 방문의 목적도 호남에 대한 사과와 반성의 행보가 아니라 수도권에 불고 있는 녹색태풍을 차단하기 위한 것입니다. 몸은 호남에 있지만 마음은 수도권 표밭, 대권 표밭에 있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호남을 우롱하는 처사입니다.

호남은 대선 후보가 사실상 문 전 대표로 정해진 당으로는 정권교체를 할 수도 없고 .호남 발전도 없기 때문에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것입니다. 호남차별과 홀대의 근원인 대북송금특검, 열린우리당 분당, 지금의 야권 분열에 진솔한 반성도 책임도 못 느끼고 호남을 방문해 자신의 정치생명 운운하는 것도 결국 수도권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수도권이 어렵지 않았다면 더민주는 늘 그랬듯이 전국정당이라는 미명 하에 호남에 오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대선에서 90% 이상 승리의 통합을 해 준 호남이지만 이번만은 정권교체의 새로운 길을 열고 있고 그 열망이 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민 속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대권 실패 후에도 복귀할 수 있었고, 노무현 대통령도 모든 것을 던졌기 때문에 호남이 그를 선택해서 위대한 드라마를 쓴 것입니다.

문 前 대표는 호남 소외에 진저리난 호남인들의 호남정치 복원 및 정권교체에 대한 간절한 열망을 변질시키지 말고 진솔한 사과와 반성, 그리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검증받기를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김대중의 길, 노무현의 길을 가라고 호소합니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11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두 번째 호남 방문에 대해 “몸은 호남에 있지만, 마음은 대권·수도권 표밭에 있다”며 “진정성이 없다”고 평가 절하했다. [사진=박지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