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주파수 낙찰 포기로 '대혼란', 주파수 경매 앞둔 한국은?
2016-04-05 14:13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태국 통신업계가 주파수 경매의 후폭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의 '쩐의 전쟁'으로 불리는 국내 주파수 경매가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시사점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태국 인터넷 업체 자스민인터내셔널은 이동통신 사업 진출을 위해 900MHz 대역의 4G 전용 주파수를 756억 바트(약 2조5000억원)로 낙찰 받았지만, 낙찰대금 마감까지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해당 주파수의 낙찰을 결국 포기했다. 이에 따라 태국방송통신위원회(NBTC)는 오는 6월24일 해당 주파수를 다시 경매에 부칠 계획이다.
NBTC는 4G 서비스 본격화로 국내 데이터 이용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900MHz와 18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을 위한 경매를 실시했다. 특히 900MHz 대역은 신규 사업자까지 뛰어들면서 기존 사업자와 주파수 쟁탈전이 과열돼 사상 최고 낙찰가를 찍고 이통 3위 업체 트루무브와 신규 사업자 자스민이 낙찰 받았다.
이번 태국 주파수 낙찰 포기 사태를 미래창조과학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달 말 예정된 주파수 경매 계획을 앞두고 국내에서도 이런 사태가 발생할 수 없다고 단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는 18일 주파수 할당 신청이 마감되는 이번 주파수 경매에서 미래부가 제시한 최저 경쟁가격은 700MHz 대역이 7620억원, 1.8GHz 대역 4513억원, 2,1GHz 대역 3816억원, 2.6GHz 대역 9830억원 등 총 2조5000억원 규모다. 낙찰 사업자의 망구축 의무 부과 등 이통사들이 지불해야할 투자비용도 수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전성배 미래부 전파정책국장은 "우리도 태국과 같은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며 "일부 대역에서 유찰될 가능성은 있지만, 사업자가 자금부족으로 낙찰을 포기한 사례는 한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전 국장은 이번 태국 주파수 사태를 두고 "주파수 경매의 장단점이 잘 나타난 것으로 태국처럼 경매 참여 업체의 폭을 넓히면 자율성이 높아지고 시장 경쟁가능성도 오르지만, 부실화되면 그 부담은 정부와 국민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면서 "장점은 부각시키고 단점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