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빅뱅이 온다] 금융빅뱅 도래, 경쟁 치열해지는 금융권

2015-12-31 17:00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2016년 새해에는 온라인상에서 예금 및 대출이 가능한 인터넷전문은행, 홍채 및 정맥 등을 통한 비대면실명확인서비스 등 금융개혁을 통한 다양한 신규 서비스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금융권의 '빅뱅'이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자율문화 정착을 위해 각종 사전규제를 없애면서, 신 시장 선점을 위한 금융권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2015년 1년간 △금융감독 쇄신 △금융회사 자율문화 정착 △기술금융 확충 △자본시장기능 강화 △핀테크 육성 △금융규제의 큰 틀 전환이라는 6대 핵심과제를 선정하고 금융개혁을 추진해왔다.

금융개혁 현장점검반은 1년간 금융사 431곳, 중소기업 156곳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으며 이 과정에서 3575건의 건의를 접수해 이 중 45.8%를 수용했다.

이에 따라 2016년부터는 금융회사에 대한 그림자 규제가 철폐되고 소비자보호에 대한 규제는 강화된다. 사전 인가 등의 복잡한 절차가 폐지되면서 금융권에는 다양한 서비스를 접목한 상품들도 대거 등장할 전망이다. 오랜 이슈였던 인터넷전문은행도 내년에는 본격 출범, 소비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중금리 대출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예정이다.

2015년 하반기 첫 선을 보인 비대면 실명확인과 계좌이동서비스도 은행간 경쟁과 혁신을 촉발해 내년에는 대고객 서비스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이 22년 만에 보험상품 사전신고제를 폐지한 것과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의 등장도 소비자들의 선택권 확대는 물론 각 보험사들의 상품 경쟁을 촉진시킨다.

이처럼 새로운 금융서비스 모델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신 시장 개척을 위한 금융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특히 은행권은 중금리 대출을 무기로 들고 등장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응하기 위해 벌써부터 중금리 대출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계좌이동제에 따른 기존고객 사수 및 신규고객 유치 경쟁도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존에는 '페이인포' 사이트를 통해서만 계좌이동 신청이 가능했으나 새해부터는 각 은행 지점에서도 계좌이동 신청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2016년에는 사실상 중금리대출을 비롯한 다양한 가격 경쟁이 전망되면서, 예대마진 보전이 올해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금융회사의 해외진출에 대한 규제가 완화돼 해외로 눈을 돌리는 금융사들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당국은 금융회사들의 해외사업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현지 인·허가시 필요한 각종 절차들을 단축하고 자회사 등 계열 해외법인에 대한 무담보 신용공여 등을 허용했다. 해외진출의 걸림돌 규제를 제거함에 따라 포화된 국내 시장에서 먹거리를 찾지 못한 금융회사들이 해외사업에 보다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카드업계도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 시급하다. 올해부터는 영세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0.7%로 인하돼, 카드사들은 수익보전을 위해 대출 혹은 부수업무 등의 규모를 늘려나갈 가능성이 크다. 보험업계 역시 가격규제가 철폐되는 만큼 보험료를 통한 고객 선점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과제들이 차질없이 도입될 수 있도록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며 "금융산업 내 본격 경쟁이 가시화된 만큼 금융회사들은 핀테크 등 새 사업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경쟁력을 제고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