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레이더체계 기술 수준, 세계 12위 중진국권…미국은 '부동의 1위'
2015-12-02 15:05
기품원 '국방과학기술 수준조사서' 발표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우리 군이 10년 내로 한국형 전투기(KF-X)에 탑재할 AESA(다기능위상배열) 레이더를 개발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실제 레이더체계 기술 수준은 세계 12위권에 머물러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선진국이 AESA 레이더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지난 2012년보다 선진국과의 기술 수준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평가됐다.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은 2일 발간한 '국방과학기술 수준조사서'를 통해 무기체계별로 우리나라와 선진국의 기술 수준을 분석 평가했다.
조사서에 따르면 레이더체계는 선진국 기술 수준의 78%(12위)이고, SAR(고성능 영상레이더) 체계는 76%(12위), EO(전자광학)/IR(적외선장비) 체계는 79%(11위)로 각각 나타났다.
이들 기술은 KF-X 개발에 필요한 핵심 분야인데 모두 중진국권 수준인 셈이다.
레이더체계 기술 수준은 2010년 75%에서 2012년 79%로 올랐다가 올해는 78%로 떨어졌다.
이에 기품원은 "우리나라는 지상용 수동위상배열 다기능 레이더와 지상, 함정용 선형 능동위상배열 다기능 레이더 등을 국내 개발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선진국 수준의 레이더 개발을 위한 핵심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최고선진국은 첨단 성능의 능동위상배열 레이더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어 2012년과 비교해 최고선진국과 격차는 벌어졌다"고 기품원은 평가했다.
KF-X 개발에 필요한 핵심기술인 EO/IR체계도 선진국과 기술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기품원은 "우리나라는 기동, 함정, 무인기, 방공 및 유도무기 등에 적용 가능한 주요센서 개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야간에 미세한 광원을 식별해 전기신호로 바꾸는 미광증폭기술을 적용한 3세대 증폭관을 개발한 최고선진국과 비교해 2012년보다 격차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KF-X의 핵심기술인 전자전체계 분야도 선진국 대비 76%로 세계 10위의 중진국권 수준으로 나타났다.
기품원은 "체계 설계와 제작 및 시험평가 등 전자전 분야의 전반적인 기반 기술은 확보됐다"면서 "원천기술 및 핵심기술 개발과 통합체계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최고선진국과 기술 격차는 더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사이버전체계 기술수준은 세계 11위로, 일본(6위)과 이란·캐나다(9위)보다 뒤졌다.
기품원은 "사이버전체계 기술은 제도적인 발전과 정보보호 분야와 관련한 학계 및 산업계의 성숙도는 높지만 외부 공격 발생 때 공세적 대응 수행 경험이 부족하다"며 "사이버체계 기술수준은 올해 처음으로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품원은 한국의 국방과학기술의 전반적인 수준에 대해선 조사 대상인 주요 16개국 가운데 이탈리아와 함께 공동 9위로 평가했다.
기품원의 이번 조사에서도 '부동의 1위'는 미국이었고 프랑스와 러시아는 각각 2위, 3위였다. 이어 독일, 영국, 일본, 중국, 이스라엘, 한국과 이탈리아 순으로 뒤를 이었다.
미국을 기준으로 할 때 한국의 국방과학기술 수준은 81%로 측정됐다. 2012년 한국의 국방과학기술은 미국의 80% 수준이었다.
프랑스(91%), 러시아(90%), 독일(90%)은 미국 대비 국방과학기술 수준이 90% 이상인 '최선진권'으로 분류됐고, 영국(89%), 일본(84%), 중국(84%), 이스라엘(84%)은 한국, 이탈리아, 스웨덴(80%)과 함께 '선진권'에 포함됐다. 중국은 꾸준히 국방과학기술력을 키워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일본과 같은 수준에 도달했다.
기품원은 한국의 국방과학기술에 대해 "기동, 함정, 화력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다양한 분야의 자체 연구개발로 무기체계 확보와 질적 성장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