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T커머스 통한 TV 홈쇼핑 진출 '장미빛 청사진 기대'

2015-05-12 08:02
지난해에 이어 드림커머스 유상증자 통해 우회 진출 시도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오랜 숙원 사업이 결실을 맺는다. 

유통업계의 마지막 노른자위로 통하는 T커머스 시장 진출을 사실상 확정했기 때문이다. 신세계의 T커머스 진출은 현재 미래창조과학부의 승인만 남은 상태다. 

경쟁사들은 유통공룡 신세계의 참여로 향후 시장 판도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생방송이 아니라는 점만 빼면 사실상 TV홈쇼핑과 같기 때문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이마트) 이사회는 지난달 화성산업이 지분(100%)을 소유한 T커머스 업체인 '드림커머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의결했다. 

자본금 25억6500만원인 드림커머스에 50% 이상의 지분을 투자해, 1대 또는 2대 주주로 나서겠다는 대주주 변경 신청을 낸 상태다. T커머스는 '텔레비전(Television)'과 상거래를 뜻하는 '커머스(Commerce)'의 합성어다. 리모콘으로 원하는 상품을 골라 구매할 수 있는 '데이터방송 홈쇼핑' 형태다.

현재 국내 T 커머스 사업 승인을 받은 곳은 10개 업체다. GS홈쇼핑·CJ오쇼핑·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NS홈쇼핑 등 TV홈쇼핑과 KTH와 아이디지털·SK브로드밴드·TV벼룩시장·드림커머스 등이다.

사실 국내 T커머스 시장은 2005년 사업자 선정 이후 디지털 방송환경 미성숙으로 실패가 반복됐다. 하지만 시장은 지난해 790억원에서 올해 2500억원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에는 70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아웃렛·복합쇼핑몰·인터넷쇼핑·면세점·편의점 사업까지 뛰어든 신세계에, T커머스는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해 신성장동력에 10년간 3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여기에는 홈쇼핑과 편의점, 면세점 등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의 홈쇼핑 진출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에도 이번과 같이 드림커머스의 유상증자를 통해 T커머스 사업을 시작하려고 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기존 TV 홈쇼핑 업체들로부터 우회 진출이라는 비판 여론을 받으며 꿈을 접어야 했다. 

신세계는 올해 정부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고 판단, T 커머스 사업 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신세계는 드림커머스 측과 상품공급계약 등으로 관계를 지속하고 있으며, 테스크 포스팀을 꾸려 미래부 승인이 나면 바로 사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대주주 변경 승인과 관련해 정확한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빠르면 5월 중이라도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면서 "정부가 T커머스 사업을 확대·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세계의 T커머스 진출은 여전히 경쟁 업체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정부 인허가 사업이라도 막강한 자본력을 내세운다면 언제든 진출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부의 승인과정에 대해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며 일부 언론에서 드림커머스와 함께 일을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갔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