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거센 열풍 美 전역으로…노동계 15일 대규모 시위

2015-04-03 15:14

[사진= CNN머니 뉴스 화면 캡처]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미국 전역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화두로 떠올랐다. 미국 대표 기업들이 임금 인상 계획을 밝혔고 연방 정부와 일부 주(州) 정부도 최저임금 인상을 핵심 이슈로 다루고 있다.

최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미 저임금 노동자들이 오는 15일 미국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인 동맹파업과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시간당 급여 15달러 인상투쟁'을 주도해온 패스트푸드 매장 종업원들이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전국적 시위에 나서는 것이지만 다른 직종과 연대해 훨씬 대규모로 진행될 전망이다.

맥도날드는 지난 1일 직영점 종업원의 평균 시급을 오는 7월부터 1달러 인상하기로 했다. 1년 넘게 주 20시간 일한 종업원에게는 유급으로 20시간 휴가도 준다. 스티브 이스터브룩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의욕적인 직원들이 더 나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임금인상 조치는) 우리 직원들뿐 아니라 맥도날드의 상황 개선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앞서 직원 130만명을 고용한 미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는 지난 2월 21일 7.25달러(7940원)인 최저임금을 4월에 9달러(9840원), 내년 2월에 10달러(1만940원)로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6년 만에 첫 임금 인상이었다.

현재 연방 정부가 정한 시간당 최저임금은 7.25달러(7930원)이다. 그동안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임금 수준은 1970년대보다 낮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간당 최저임금을 10.1달러(1만1040원)로 올리는 ‘텐텐’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저임금 노동자들은 최소한 생계유지를 위해 시간당 15달러(1만6400원)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각 주에서도 최저임금 인상 시도가 이어졌다. 전국 최초로 지난해 6월 워싱턴 주 시애틀 시의회가 최저임금을 9.32달러(1만190원)에서 15달러(1만6410원)로 인상하는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직원 500명 이상 사업장은 2017년까지, 500명 미만 사업장은 2021년까지 각각 단계적으로 15달러로 올려야 한다. 이어 지난 1월1일부터 20개 주와 워싱턴DC가 시간당 최저임금을 인상했다.

주별로는 워싱턴 주가 9.47달러(1만360원)로 가장 높았고, 캘리포니아 주가 9달러(9840원)로 뒤를 이었다. 뉴욕 주도 지난 1월 시간당 최저임금을 8달러(8750원)에서 8.75달러(9570원)로 인상했다. 도시별로는 시애틀공항 15달러(1만6410원), 오클랜드 12.25달러(1만3400원), 샌프란시스코 11.05달러(1만2090원), 새너제이 10.3달러(1만1270원) 등 캘리포니아 주에 속한 도시들이 가장 높았다. 이어 뉴멕시코 산타페이 10.66달러(1만1660원), 워싱턴DC는 9.5달러(1만390원)였다. 

한인 밀집지역인 로스앤젤레스(LA)도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을 10.25달러(1만1210원), 2016년 11.75달러(1만2850원), 2017년 13.25달러(1만4490원)로 인상할 예정이다. LA 시의회는 더 나아가 2019년까지 15.25달러(1만6680원)로 올리는 조례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100만달러 이상의 자산을 가진 백만장자들 중 90% 이상은 "최저임금이 지나치게 낮다"는 의견을 보였다. 미국 CNBC방송은 지난달 29일 백만장자 500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 백만장자들의 62%가 연방 정부가 정한 시간당 최저임금을 7.27달러(7950원)에서 10.10달러(약 1만1040원)으로 올리는 데 찬성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