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 대표 기업 속속 임금 인상…中·英·獨 주요국으로 확산
2015-03-20 11:21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미국과 일본의 주요 대기업들이 잇달아 임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전 세계가 불경기로 움츠러든 가운데 국민 개개인의 주머니를 불려 소비 심리를 진작시켜야 경제를 회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주요 기업 가운데 임금 인상으로 가장 먼저 주목을 받은 곳은 직원 130만명을 고용한 미국 최대 고용주 월마트다. 매출액(작년 4822억달러) 기준으로 미국 1위 기업인 월마트는 다음 달 시간당 임금을 9달러(약 1만원)로, 내년 2월 10달러(약 1만1200원)로 각각 올린다는 계획을 지난달 19일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월마트의 임금인상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정체됐던 임금 상승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회복세를 보이는 미국 경제에 청신호“라고 지난달 21일 보도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미국의 거대 유통기업인 TJ맥스와 마샬(Marshalls)도 지난달 25일 미국 내 직원의 시간당 임금을 올해 상반기 중에 9달러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들 기업은 내년까지 6개월 이상 고용된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을 10달러로 인상할 방침이다. 세계적인 판매망을 갖춘 미국의 소매·유통업체인 타깃(Target)도 “미국 내 직원 34만7000명의 시간당 임금을 최소 9달러 이상으로 높이겠다”며 임금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일본의 대표 제조업체인 도요타는 월 기본급을 역대 최고 수준인 4000엔(약 3만7000원) 올리기로 했다. 닛산 자동차는 5000엔(약 4만7000원), 혼다는 3400엔(약 3만2000원)씩 월 기본급을 인상한다.
여기에 히타치(日立)제작소, 도시바, 파나소닉, 미쓰비시(三菱), 후지쓰(富士通), NEC 등 전자 분야 6개 대기업도 올해 월 기본급을 3000엔(약 2만8000원) 올리기로 했다. 1998년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아사히신문은 "소비가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는 물가 상승에 따른 임금 인상이 늦기 때문"이라며 “주요 기업의 임금 인상은 근로자들의 소비를 촉진해 일본 경제 전체의 선순환으로 이어지게 할 것”이라고 지난 19일 분석했다.
미국과 일본 기업들의 잇따른 임금 상승은 중국, 독일 등 주요국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중국의 베이징도 지난달 월 최저 임금을 1560위안(약 28만원)에서 1720위안(약 31만원)으로 10.3% 올렸고 뒤이어 하이난, 텐진, 후난 등도 최저 임금을 10% 안팎으로 인상했다. 독일과 영국 등 유럽의 주요 국가들 역시 올해 들어 최저 임금을 속속 인상했다. 영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저 임금을 3%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