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안심전환대출 신청도 줄이어…서민금융 정책 실효성 논란은 여전
2015-03-30 18:07
아주경제 전운·문지훈 기자 = 30일부터 시작된 안심전환대출 2차 판매 추가 한도 20조원 역시 1차 판매와 마찬가지로 이른 시일 내 소진될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안심전환대출 2차 판매 첫날인 이날 서울 노원구 및 경기도 김포시, 고양시(일산구) 등 주거지역을 중심으로 안심전환대출 신청을 위해 은행 영업점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은 1차 판매때 못지 않게 북적였다.
외환은행 당산역지점 관계자는 "안심전환대출 신청을 위한 고객들의 전화 문의 및 내방이 이어지고 있다"며 "1차 판매 첫날에 비해서는 다소 차분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문의 및 신청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 판매 불구 형평성 논란 여전
기존 변동금리·일시상환 대출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으로 안심전환대출은 출시 4영업일 만에 기존 연간한도 20조원이 바닥났다. 이에 따라 금융위가 서둘러 추가 판매에 나섰지만 기존 고정금리 및 제2금융권 대출자에 대한 형평성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금융위는 2차 판매에서도 여전히 이들을 대상에서 배제했다. 변동금리·일시상환 대출자들에 대한 정책 효과가 줄어들고, 2금융권까지 확대하기에는 금리, 담보여력, 취급기관 등이 워낙 다양해 통일된 상품을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 금융위의 입장이다.
이로 인해 금융소비자단체들의 비판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제2금융권 배제에 대해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라며 특별한도를 배정해 지원이 절실한 제2금융권 대상자들에게도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서민금융기관들의 동의를 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업종별 감독기관, 협회장들과 만나 협의하면 충분히 시행할 수 있는 것"이라며 "동의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의 의지 문제"라고 지적했다.
◆추가 판매에 은행권 수익 악화 우려
안심전환대출 2차 판매로 연간한도가 2조원 추가되면서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 부담도 증가할 전망이다. 시중은행들의 기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연 3.5%대인 점을 감안하면 안심전환대출로 1%포인트 가량의 금리손실을 입기 때문이다.
KB국민·우리·신한·하나 등 시중은행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시장점유율에 따라 250억~500억원의 순이자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안심전환대출 판매로 인한 손실규모가 4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판매 중단을 촉구했다. 금융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손실이 불 보듯 뻔한 데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따라야 한다"며 "민간 은행을 정부의 지갑으로 취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은행들이 안심전환대출을 판매한 만큼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한 주택저당증권(MBS)을 의무 매입해야 하는 점도 은행들의 불만사항으로 꼽힌다. 하지만 금융위는 MBS 매입을 통해 은행들이 유동성 비율을 보다 원활하게 관리할 수 있으며, 손실보전 및 이익 확보가 가능한 구조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은행이 손실을 입는 구조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 서민금융 공급 정책에 '올인' … 실효성에는 의문
안심전환대출 대상에 실질적인 저소득·저신용층이 제외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금융위는 안심전환대출 출시 이후 모든 정책역량을 서민금융 공급에 집중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서민금융진흥원을 상반기 중 출범하고 미소금융재단, 신용회복위원회, 국민행복기금 등 서민금융기관과의 네트워크를 활성화해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키로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서민금융 정책 실패가 이번에도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정부의 서민금융 정책이 본연의 목적에 맞게 운용되기 위해서는 사각지대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며 "서민금융 정책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실효성을 꼼꼼히 따져가며 악습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