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감] 이창용 "신규 공급 아닌 갈아타기 지원"…특례보금자리론 추가 출자 난색
2023-10-23 15:35
23일 한은 현장 국정감사서 "신규 공급 목적으론 지원할 수 없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특례보금자리론 재원 마련을 위한 추가 출자 가능성에 대해 사실상 난색을 표했다.
이 총재는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한은 본점에서 열린 2023년도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주택금융공사(주금공)의 정책 모기지인 안심전환대출과 특례보금자리론에 대한 출자 배경을 묻는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지난해 금리가 빠르게 오를 때 차주들의 대출 갈아타기 차원에서 주금공 안심전환대출에 자금 출자를 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주금공은 한은의 출자 자금을 기반으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을 장기·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안심전환대출 상품을 선보였으나 신청률이 저조한 수준에 머물며 흥행에 실패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올해 초 규제 문턱을 낮춰 특례보금자리론으로 상품을 확대 개편했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금융 상품이 규제 문턱을 낮춰 제공되면서 부채의 질 개선보다 가계부채를 키우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배 의원은 "특례보금자리론 상품을 살펴보니 신규 주택 구입 등을 목적으로도 대출이 가능하더라"며 "정책금융 상품이 기존 가계부채에 대한 구조개선이 아닌 대출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실제 2분기 가계대출 규모가 증가 전환했고 금통위에서도 특례보금자리론을 가계부채 증가요인으로 꼽은 바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한은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주금공과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주담대 잔액은 220조6000억원으로, 2분기 중 10조6000억원 증가해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 9월 기준 특례보금자리론 목적별 비중을 보더라도 신규 주택구입이 60.5%로 기존 대출 상환(32.2%)보다 두 배 가까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이 총재는 정부·당국의 추가 출자 요구 가능성에 대한 한은 입장에 대해 "저희가 가계부채 구조개선에 대한 부분은 지원할 수 있지만 현재는 다른 대출규제도 조이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자금 등을 위한 출자는 쉽지 않다)"며 현 특례보금자리론 출자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이에 배 의원은 "한은이 부동산 가계대출 규모 축소를 위해 노력하기 위해서는 원칙을 갖고 (출자를) 하셔야 한다"고 재차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