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입 AIIB, 참여국 이미 37개
2015-03-27 12:35
일본 유보적태도 속 미국 동맹국인 우리나라 참여에 AIIB 탄력받아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한국이 참여함으로써 참여국이 37개로 늘어났다. 중국 정부와 언론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하고 있으며, 향후 AIIB 설립작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관영 통신사인 신화사는 27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중요한 경제국가인 한국이 26일 AIIB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중국의 한 외교관은 "한국과 호주의 참여여부가 AIIB 운영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가 AIIB 가입을 선언하게 되면 가입국은 38개로 늘어나게 된다.
한국의 가입으로 중국의 AIIB 출범은 한층 더 탄력을 받게 됐다. 이달 들어 영국을 비롯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의 참여 결정에 이어 한국도 '같은 배'를 타기로 결정한 것은 중국에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일본이 '유보적'인 상황에서 아시아의 주요국인 한국의 가입은 아시아 인프라 투자를 주목적으로 설립되는 AIIB의 진용에 큰 무게감을 싣는다. 또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한국이 미국의 반대에도, 고심 끝에 중국의 손을 잡았다는 것은 정치·외교적 상징성이 크다. 이같은 배경에 중국은 지난해 7월 방한한 시 주석이 직접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국의 가입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피력했을 정도로 한국 측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적극적이었다.
AIIB설립 선언식으 지난해 10월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렸다. 체결식에 참가한 창립 회원국은 당시만 해도 중국을 비롯해 인도, 파키스탄, 몽골, 스리랑카,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네팔, 방글라데시, 오만, 쿠웨이트, 카타르 및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9개국 등 총 21개국이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반대 속에 AIIB의 지배구조 문제와 세이프가드 등의 조건을 놓고 중국과 의견차를 보여 설립선언식에는 참가하지 않았었다.
우리나라가 AIIB에 참여한 만큼 호주의 참여 역시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AIIB에 유럽의 선진국은 물론 아세안 국가들에 이어 한국, 인도, 호주까지 참여시키는 거대한 진용을 갖추게 된다면, 중국은 국제금융질서에 강한 영향력을 투사할 수 있게 된다.
리이핑(李義平) 인민대학 경제학원 교수는 "AIIB가 올해 연말 이전에 운영에 들어갈 것"이라며 "기존의 개발금융기구와 달리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와 관련한 국가들의 기반시설 건설에 자금을 지원하는데 치중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27일 중국 재정부는 국제재정금융협력국의 명의로 홈페이지 논평을 내고 "한국이 26일 AIIB 예정창립 회원국 가입을 신청한다고 선언하고 중국에 서면확인서를 제출했다"고 확인한 후 "중국은 한국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한국은 4월11일 정식으로 예정창립 회원국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