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금 잡아라"… 은행권, 선점 경쟁 치열

2015-03-16 14:38

서울 종로3가에 위치한 시중은행 점포에서 한 어르신이 은행 업무를 보고 나오고 있다.[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은퇴자금을 잡기 위한 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1%대로 내려앉음에 따라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점점 커지고 있어 은퇴자금 재테크 수요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장년층 등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이어지면서 은행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는 750만명 규모로 연령별 계층 가운데 가장 큰 인구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매년 20만명씩 은퇴자가 나올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쏟아져 나오는 은퇴자금을 잡기 위해 은행들이 잇따라 관련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주부터 전국 1195개 지점에서 '은퇴자금 컨설팅'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노후자금 현황과 향후 자금 부족 시기를 분석하는 '은퇴설계 시스템'과 투자성향·시장상황을 분석해 최적의 퇴직연금 운용 자산 배분안을 제시하는 '자산설계 시스템'으로 구성됐다.

농협은행은 이를 통해 고객의 생애 소득과 지출을 분석한 컨설팅 보고서를 발행한다. 이와 함께 노후자금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될 경우 맞춤형 퇴직연금 상품을 제시하는 고객별 맞춤형 투자 솔루션을 제공한다.

김주하 농협은행장은 "100세 시대를 맞아 노후에 대한 관심이 높아 지고 있어 은퇴자금 컨설팅을 통해 고객의 행복한 노후 설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해 4월 은퇴브랜드인 '신한미래설계'를 선보였다. 이와 함께 은퇴자 전용 상담창구인 '미래설계센터'의 문을 열었다. 현재 전국 325개 영업점의 미래설계센터에서 은퇴 설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신한미래설계 선포한 이후 은퇴전용 미래설계통장 및 6종의 미래설계 은퇴 신상품 출시했다.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은퇴 설계 시스템인 'S-미래설계'를 선보여 기존 재무 중심에서 벗어나 최신 제도와 트렌드, 포트폴리오 조정 등 다양한 상황을 반영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국민은행도 지난해 9월부터 'KB골든라이프 특화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다. 전문적인 지식과 풍부한 상담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노후설계 마스터들이 고객별 맞춤 노후설계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하반기 은퇴상담 전용창구인 '청춘 100세 파트너 라운지'를 거점 점포 중심으로 운영 중이다.

IBK기업은행은 이달 초 최장 만기가 21년인 'IBK평생든든자유적금'을 선보였다. 만기가 긴 만큼 노후준비용으로 활용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최초 1년 만기로 가입할 수 있고, 만기가 되면 은행에 방문하지 않아도 1년 단위로 자동 연장돼 최장 21년까지 운용할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본격적으로 은퇴시장을 위한 마케팅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면서 "은행들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서비스 차별화와 인력 양성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