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금 체크] 생애주기 맞춰 자산배분…TDF, 안정적 수익률 딛고 성장세 지속

2023-11-03 05:00

노후 대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가운데 은퇴 시점에 맞춰 목표 수익률을 정하고 운용하는 타깃데이트펀드(TDF) 성장세가 가파르다. 주식과 채권 등 자산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해 증시와 부동산 가격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가운데서도 기대를 뛰어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초년생들을 대상으로 은퇴 수요를 잡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초 이후 자산운용사별 전체 TDF 시리즈 평균 수익률은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가 12.12%로 가장 높았다. 이어 'NH-Amundi하나로TDF'가 7.08%, 'KB온국민TDF'가 6.86%로 뒤를 이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TDF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건 주식·채권 등 관련 자산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해 운용하는 가운데 주로 국내외 상장지수펀드(ETF)에 분산 투자한 게 주효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TDF는 투자자 예상 은퇴 시점을 투자 목표 시점으로 잡고 생애주기에 따라 자산 배분을 알아서 조정해주는 펀드다. 투자자가 젊을 땐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늘렸다가 점차 은퇴가 가까워지는 시기가 오면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는 구조다. 은퇴 시점에 따라 상품명 뒤에 적힌 네 자리 숫자(빈티지)가 다르다.

노후 대비 상품인 만큼 장기 수익률을 보면 최근 5년 기준 '미래에셋전략배분TDF'가 35.34%로 가장 높다. '한화LifePlusTDF'는 28.56%, '키움키워드림TDF'는 27.20% 순이다. 최근 5년 각 빈티지별 샤프지수를 살펴보면 대부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35 샤프지수는 0.41, 2040은 0.41, 2045는 0.42다. 목표 시점이 멀수록 위험자산 비중이 크다 보니 빈티지가 긴 상품이 수익률이 더 높다.

샤프지수는 안정적인 위험관리 능력을 의미하는 위험조정수익률이다. 1이라는 위험을 부담하는 대신 얻을 수 있는 초과 수익을 측정한다. 수치가 높을수록 같은 위험 대비 더 나은 성과를 낸다는 의미를 가진다.

다른 펀드 상품들과 비교해봐도 수익률은 양호한 편이다. 최근 5년 TDF 수익률은 19.67%다. 국내 채권형 펀드 최근 5년 수익률은 6.07%다. 국내 주식혼합형 펀드(18.62%), 국내 채권혼합형 펀드(14.97%)보다 높다.

최근과 같이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돼 시장이 부진할 때에도 선방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이 -16.10%를 기록했지만 TDF는 -5.77%였다.

이에 힘입어 TDF 규모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TDF 전체 설정액은 8조5341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 이후 3000억원이 유입됐다. 최근 1년간 늘어난 설정액은 2477억원이었으며 올해 유입세가 더 가파르다.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산운용사들은 2055 빈티지를 출시한 상태다. 특히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은퇴 시점이 2060년 이후인 사회 초년생을 위한 '2060'을 내놓으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직장생활을 시작한 2030세대 사회초년생들이 은퇴하는 시점을 타깃으로 하는 빈티지 역시 필요하다는 판단에 라인업을 지난해 추가하게 됐다"며 "2030세대 사회초년생이 아니더라도 TDF 상품은 활용하되 주식 비중을 높게 가져가고 싶은 적극적인 투자자에게도 적합한 상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