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외환은행 노조, 조기통합 협상 '산 넘어 산'
2015-01-13 16:01
본 협상 일정 두고 갈등…"1월 내 체결" vs "3월 13일까지 체결"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외환은행 노사가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 본 협상에 돌입키로 했으나 협상 일정에 이견을 보이고 있어 양측이 이를 어떻게 수습할지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 노사는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대화기구 발족 합의문' 관련 논의 대신 곧바로 본 협상 돌입하는 데 동의했으나 협상일정을 두고 갈등을 재연하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 12일 김한조 외환은행장에게 통합여부, 통합원칙, 인사원칙 등에 대한 심도있는 협상을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김 행장은 하나금융지주를 대신해 노조와 조기통합에 대한 협상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협상 일정에 대해서는 노사의 의견이 엇갈린다. 외환은행 노조는 향후 60일 이내인 오는 3월 13일까지 본 협상을 진행하자는 입장인 반면 사측은 이달 중으로 마무리하자는 입장이다.
현재 하나금융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합병기일을 오는 3월 1일로 계획한 상태이며 합병결의를 위한 이사회를 오는 14일 개최할 예정이다. 오는 29일에는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다.
또 외환은행은 노조와의 본 협상과 별도로 금융위에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외환은행 측이 본 협상과 별도로 합병 인가를 신청하는 이유로 노조 측의 시간끌기를 꼽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환은행 노조의 시간끌기로 조기통합 논의 이슈가 공식화한 이후 현재까지 진척사항이 아무 것도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위의 입장 변화도 이 같은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그동안 오랫동안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의 합의를) 기다렸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줄 수 없다"며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조기통합을 반대하는 내부 직원들 중에서는 하나금융이 김 회장의 임기 때문에 통합을 서두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 회장의 임기는 오는 3월 주주총회까지다.
은행권 관계자는 "김 회장이 연임을 위해 임기가 끝나기 전에 무리하게 합병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사전에 미리 짜인 틀에 맞추기 위해 IT통합 등 신중히 진행해야할 작업들을 급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근용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은 통합 이슈를 단기간에 논의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김 행장에게 보낸 제안서를 통해 "금융당국과 국민들 앞에서 공개 합의한 2·17합의를 어떻게 개정할지 결정함에 있어 단지 2~3주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은 도저히 합리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하나금융이 금융당국에 합병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할 경우 법적 요건에 따라 60일 이내에 예비인가 여부가 결정된다. 본인가는 신청서 접수 후 30일 이내에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