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기업의 국내 '리턴', 실패도 많아… "꾸준한 모니터링 필요"

2015-01-13 12:18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해외 기업의 국내 복귀(리쇼어링) 효과가 사업에 따라 상이하며 실패 사례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국이 탄탄한 제조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을 때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내수시장이 크지 않은 한국기업들에도 리쇼어링은 덜 매력적이지만 꾸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13일 LG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GE가 가전공장을 미국에 새롭게 건설하고 애플, 구글, 캐터필러 등 다수의 기업들이 제조업 컴백 홈에 동참하면서 리쇼어링이 제조전략의 새로운 흐름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제조업 본국 회귀는 2000년대부터 간헐적으로 반복되고 있으나 최근 파나소닉, 소니, 샤프 등 대표주자들이 위기에 봉착한 이후 제조 거점 전략의 변화는 제한적이며 일본 자동차 산업의 경우 글로벌 거점 전략이 대부분 완료돼 전면적인 본국 회귀 움직임은 적은 편이다. 즉, 주요 국가들의 움직임을 개략적으로 볼 때 리쇼어링이 글로벌한 현상이라고 보기에는 아직 어려움이 있다.

리쇼어링을 촉진시키는 동력은 △기존 저원가 생산지의 인건비 상승 △셰일혁명으로 인한 원재료 비용 변화 △가치사슬의 물리적 분리에 따른 혁신역량 제고의 한계 노출 등으로 풀이됐다.

리쇼어링 실행 과정에서 다양한 이슈에 부딪히는 경우도 많다. 2012년 모토로라를 125억 달러에 인수한 구글은 EMS전문기업인 플렉트로닉스에 스마트폰 생산을 위탁하면서 중국 톈진, 브라질 자구아리우나 공장을 미국 텍사스로 리쇼어링했다. 리쇼어링된 생산지를 본격 가동하기 위해 구글은 스마트폰 양산에 필요한 현장인력을 약 2500명 확보하고자 했는데 높은 이직률로 인해 6개의 인력회사를 통해 약 6500명을 채용해야만 했다.

IT산업은 시장상황에 따른 탄력적 제조라인 운영으로 현장인력의 숙련도가 중요한데 높은 이직률로 지속적인 품질 문제에도 노출되고 말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화를 검토했으나 대부분의 자동화는 반복적인 작업에 효과적인 반면 유연한 작업에는 불리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판명됐다.

구글은 결국 지속적인 원가 압박에 시달리다 2014년 초 중국 레노버에 모토로라를 29억 달러에 매각하기로 발표하고 텍사스 공장 폐쇄와 더불어 생산물량을 다시 중국과 브라질로 이전하고 말았다.

구글의 리쇼어링 실패는 현장인력 확보의 실패 이외에 미국 내에서 스마트폰 관련 소재, 부품산업의 부재에서도 크게 기인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리쇼어링 성공을 위해서는 본국의 탄탄한 제조생태계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LG경제연구원은 “내수시장이 크지 않고 해외수요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기업들에 리쇼어링은 전략적인 대안으로서 매력이 특별히 커 보이지 않는다”며 “하지만 새롭게 발굴한 저원가 생산지 역시 일정 기간 후 인건비 상승으로 원가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으며 현지 생산지가 기술유출에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기업들 역시 리쇼어링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