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신탁 경영권 분쟁 '오리무중'…보고펀드 변수될까

2015-01-13 15:51
아이스텀- 프론티어 양수도계약 내달 말까지 연장

[이미지=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국내 부동산 신탁 업계 1위인 한국토지신탁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 심사가 늦어지면서 2대 주주인 아이스텀앤트러스트가 사모펀드(PEF)인 파이어니어와의 주식 양도 계약을 2개월 더 연장하면서다. 이런 가운데 보고펀드가 파이어니어 PEF에 참여키로 하면서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결정할 키로 부상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 2대 주주인 아이스텀앤트러스트와 그 특별관계자인 아이스텀레드사모투자전문회사는 작년 말 각각 7933만3330주(31.42%)와 47만8837주(0.18%), 총 7981만2167주(31.61%)를 프론티어인베스트에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프런티어인베스트는 파이어니어PEF의 운용사(GP)다.  

이는 지난해 8월 맺은 계약을 연장한 것으로 매매가격은 종전 주당 1630원에서 1850원으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전체 매매대금도 1300억9383만2210원에서 1476억5250만8950원으로 상향됐다. 이달 말까지 계약기간이지만 대주주변경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면 다음달 말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인수 계약을 체결한 파이어니어PEF엔 프런티어인베스트 외에 한화인베스트먼트가 공동운영사로, KKR과 세종상호저축은행 등이 단순투자자(LP)로 참여하고 있다. 글로벌 PEF 운용사인 KKR이 파이어니PEF에 참여하면서 대주주 적격성이 도마위에 오른 상황이다. 현재 PEF운용사인 프론티어인베스트측은 KKR은 단순투자자로 PEF의 운용과는 상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KKR이 당초 아이스텀과 직접 지분양도 계약을 추진했었다는 점을 들어 대주주 적격심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파이어니어PEF를 전면에 내세운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태 토종 펀드인 보고펀드가 KKR과 손잡고 한토신 인수에 함께 참여한다. 보고펀드는 프론티어인베스트와 한화인베스트와 함께 펀드 운용사(GP)로 참여하며, 펀드내 출자자 구성은 KKR 계열투자자와 국내투자자들이 각각 50대 50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한화인베스트는 펀드 운용에만 참여하고, 지분투자는 없다. 

이와 관련해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프론티어인베스트는 조만간 금융당국에 한토신 대주주 변경 신청안과 펀드 변경 등록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보고펀드 관계자는 "공동 투자하기로 합의한 만큼 준비를 마치는대로 펀드 변경 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고펀드의 참여로 그동안 문제가 됐던 KKR의 우회 인수 논란이 가라앉을 지 관심이 쏠린다. 보고펀드가 투자자로 나서면서 KKR의 출자 지분율이 대폭 낮아지는 등 그간의 우려를 털어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와 관련해 1대 주주인 엠케이전자와 한토신은 추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엠케이전자 관계자는 "구체적인 대응 방안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대주주 승인심사가 나온 이후 대응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한토신 관계자는 "단기 시세차익 실현이 목적인 해외 사모펀드의 인수를 반대하는 일부 입장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심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