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파노라마 선루프 국제기준 개정 추진, 대규모 리콜 사태 오나

2014-11-12 08:31
국토부 주도… 코팅 규정 명확화 및 면적 축소 등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의 파노라마 선루프 시험 영상.[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부분별로 강도가 달라 동일한 충격에도 파손 결함 가능성이 제기됐던 자동차 파노라마 선루프 관련 국제기준이 한국의 주도로 개정된다. 국토교통부는 현재 출시된 파노라마 선루프에 결함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 국제기준이 바뀌게 되면 해당 차량의 대규모 리콜 사태가 불거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 자동차기준회의 총회에서 한국이 제안한 파노라마 선루프 기준 개정을 위한 전문가회의 구성안이 통과됐다.

한국은 자동차기준회의 일반분과 산하에 만들어지는 전문가회의를 이끌 의장국에 선정됐다. 우리나라가 전문가회의 의장국을 맡아 자동차 국제기준 개정작업을 주도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권석창 국토부 자동차선진화기획단장은 이 자리에서 파노라마 선루프의 강화유리 세라믹 코팅에 관한 규정을 명확히 하고 코팅 면적을 줄이자고 제안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결함조사에서 국내에서 운행 중인 파노라마 선루프 차량 55개 차종 65만대 전체에 제작결함이 있다고 결론 지은 바 있다. 차량 지붕을 강화유리를 덮는 파노라마 선루프가 충격에 완전히 부서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토부 산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지난 3월 강화유리 샘플과 파노라마 선루프 강도를 시험한 결과를 보면 선루프 전체 면적의 30~70%를 차지하는 코팅 영역 강도가 낮아 일반 유리보다 쉽게 파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지난해 국제기준에 따라 무게 227g 쇠구슬을 2m 높이에서 떨어뜨려 파노라마 선루프 강도를 시험했다. 대상은 강화유리, 세라믹 코팅한 강화유리, 원판유리와 파노라마 선루프 완성품이다. 시험 결과 코팅하지 않은 부분은 쇠구슬을 떨어트려도 깨지지 않았지만 세라믹 코팅 부분은 쇠구슬을 떨어뜨릴 때마다 모두 깨졌다.

국토부는 시험 결과 동영상을 올 3월 유엔 자동차기준조화포럼에서 발표해 회원국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현재 기준에 문제가 있다’는 광범위한 동의를 얻은 바 있다.

국토부는 내년말까지 파노라마 선루프 기준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파노라마 선루프 관련 국제기준도 내년까지는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파노라마 선루프 기준이 바뀌게 되면 현재 운행 중인 자동차의 파노라마 선루프 기준이 부적합으로 판정돼 대규모 리콜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자동차 제작사들은 국토부의 파노라마 선루프 안전성 지적에도 국제 기준에 부합해 문제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에 국제기준 자체가 변경될 때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예상이다.

국내 파노라마 선루프 차량은 국산차 52만대, 외제차 13만대 등 65만대로 파노라마 선루프 장착 금액이 100만원 정도라고 가정할 때 리콜 금액만 6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