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모뉴엘 불똥 우려…은행에 수출기업 지원 독려

2014-11-10 07:17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금융당국이 모뉴엘 사태의 여파로 수출기업의 자금 애로가 우려되자 은행권에 적극적인 지원을 독려하고 나섰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모뉴엘 사태로 수출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라는 내용의 지도 공문을 내려보냈다.

모뉴엘이 서류를 조작하거나 수출가격을 부풀려 10여개 은행으로부터 3조2000억원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자 은행들이 해외 외상매출채권 등을 소극적으로 취급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 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지도 공문을 통해 은행들이 수출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에 소극적일 경우 해당 기업이 자금 애로를 겪을 수 있어 정상적인 기업에 대해서는 금융지원에 전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수출 거래 진위가 의심될 경우 현장점검 등을 통해 여신심사가 소홀히 되지 않도록 유의하라고 지도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달 은행권의 기술금융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은행연합회의 '기술금융 종합상황판'에 따르면 은행들이 기술신용평가기관(TCB)을 통해 지난 7월부터 10월 말까지 취급한 기술금융 실적은 총 6235건, 3조5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3187건, 1조8334억원 대비 2배 가까이 급증한 규모로 기술신용대출을 시작한 지난 7월 말 486건, 1922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약 13배, 18배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기업은행이 2031건, 1조97억원을 기록했으며 신한은행은 1025건, 6273억원으로 시중은행 중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1위였던 우리은행도 983건, 6072억원의 기술금융을 취급했으며 하나은행도 798건, 5929억원을 대출했다. 국민은행은 489건, 1988억원을 지원했다.

특히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 은행 자율대출이 기술보증기금의 보증 및 온렌딩 등의 정책금융보다 컸다.

신한은행은 기술신용 대출잔액 6273억원 중 77%인 4873억원을, 하나은행은 5929억원 중 75%(4486억원)를 자체 대출로 취급했다.

이는 총 1조97억원을 대출한 기업은행의 자체 대출 3475억원(비중 약 34%)을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