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도 별 수 없네…부동산 시장 한파에 거래량·매매량 '뚝'

2025-01-04 06:00
강남구 아파트 매매건 11월 224건→12월 80건
서초구·송파구도 나란히 감소…거래가도 하락

서울 강남구에서 바라본 도심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지난달 서울 시내 아파트 매매건수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불패'를 자랑하던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거래량도 최대 4분의1토막이 났다. 평균 매매액 역시 한 달 전보다 하락했다.

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1803건으로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 3285건과 비교해 45% 줄었다. 계속되는 강력한 대출 규제에 12·3 비상계엄 사태로 시작된 탄핵 정국이 겹치며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높아진 '똘똘한 한 채' 선호도 덕에 다른 자치구들과 달리 완만한 내림세를 보였던 강남 3구도 속절없이 무너졌다.

지난달 강남구 아파트 매매 거래건수는 80건에 머물며 11월 224건보다 64% 줄었다. 같은 기간 서초구는 155건에서 33건으로 4분의1토막 이상이 났다. 강남 3구 가운데 유일하게 11월 거래량(269건)이 10월(239건)보다 많았던 송파구 역시 지난달엔 140건 거래되는 데 그치며 한 달 새 47% 감소했다.

몸값도 꺾였다. 지난해 11월 평균 26억4478만원에 팔리던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는 12월 들어 25억1195만원으로 감소했다. 서초구는 25억9903만원에서 23억6148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래미안원베일리 전용면적 116㎡는 지난해 10월 69억8000만원(23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지만 지난달 17일엔 64억원(13층)에 팔리며 5억8000만원 내려갔다. 강남구 자곡동 강남자곡힐스테이트 전용 59㎡는 지난달 11일 10억4000만원(8층)에 매매가 체결되며 지난해 7월 세운 최고가 13억1000만원(7층)보다 2억7000만원 하락했다.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전용 131㎡는 지난해 10월 32억원(7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지난달 19일엔 28억5000만원(7층)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두 달 만에 3억5000만원이 빠진 셈이다. 다만 송파구 전체 평균 매매가는 지난해 11월 17억9781만원에서 12월 19억7591만원으로 늘었다.

앞으로 전망도 밝지 않다. KB부동산 통계를 보면 서울 강남 3구를 비롯한 강남 11개구 매수우위지수는 지난 7월 74.30로 정점을 찍은 뒤 5개월째 하락 중이다. 지난달엔 39.12까지 추락했다. 매수우위지수는 KB부동산이 표본 공인중개사무소를 조사해 집계한 수치로 100보다 크면 매수자가, 100을 밑돌면 매도자가 더 많다는 뜻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 강남권과 한강변 일대 등은 선호도가 높고 대기 수요가 탄탄하나 급격한 가격 상승이 수요자의 심리적 부담을 키웠다"면서 "올해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도입이나 금융권의 가계대출 규제가 변수가 될 수 있어 거래량과 가격 상승 폭은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