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선영의 엔터생각] '주간 아이돌', '핫 한' 아이돌의 이유 있는 선택
2014-10-16 12:00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방학용 8주 기획 프로그램이 어느새 만 3년을 훌쩍 넘겼다. 제대로 된 세트장 하나 없이 온통 흰색인 벽면과 바닥에서 K-POP을 이끄는 아이돌을 불러 놓고는 "무료로 노래 한 곡을 달라" "나의 어떤 모습이 좋냐" "드디어 키 170cm대에 진입했다"는 짓궂은 말을 이어간다. 정형돈과 데프콘이 진행을 맞고 있는 MBC에브리원 '주간 아이돌' 말이다.
'주간 아이돌'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아이돌을 무조건 칭찬하거나 띄워주기보다는 편하게 대해주며 의외의 모습을 찾아낸다. 비스트 용준형은 정형돈과 경보 대결을 펼쳤고, B1A4 바로와 산들은 걸스데이의 'Something' 섹시 안무를 따라 췄다. 아이유는 한우 앞에서 '먹방'을 찍고 엠블랙은 머리로 징을 치는 등 망가지는 모습도 불사했다.
삼촌 같이 푸근한 분위기의 정형돈은 아이돌의 '굴욕'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직설적 농담은 기본, 뻔뻔한 요구도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그동안 대중이 몰랐던 아이돌의 새로운 모습과 허당 매력을 찾아내며 시청자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어느새 MBC에브리원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게 됐다.
아이돌이 음악프로그램이나 타 예능프로그램이 아닌 '주간 아이돌'을 선택하는 이유는 뭘까. 제작진은 "'주간 아이돌'은 1시간 동안 한 그룹만을 집중해 샅샅이 파헤쳐주니 팬들과 멤버 모두 즐거워 한다. 지상파에서 아이돌이 조명되는 프로그램이 사라지고, 특정 멤버만 부각되는 반면 '주간 아이돌'은 멤버 전체가 골고루 활약한다"고 인기요인을 설명했다.
아이돌을 잘 '다루는' 정형돈과 데프콘의 활약도 빛을 발하고 있다. 프로그램 포맷 자체가 아이돌을 '살짝' 당하게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소속사와 가수, 팬들에게 망가지는 아이돌의 모습은 두려움이 아니라 즐거움을 자아낸다. 때문에 오히려 소속사에서 참여 의사를 내비치기도 한다.
뻔뻔해서 재미있는 '주간 아이돌'. 정형돈과 데프콘의 활약에 아이돌의 매력이 더해질수록 팬들의 웃음소리는 커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