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정감사] 미래부 국감 여야 '단통법' 집중 난타... "통신비 되레 높여 국민적 분노"
2014-10-13 16:33
'보조금 분리공시 무산'과 '이통사-제조사 간 휴대전화 출고가 부풀리기' 등이 도마위에 올라 의원들의 거센 공격을 받았다. 특히 단통법 시행 후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계통신비는 되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서민경제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단통법이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한 가계통신비 인하의 해결책이 못되고 있어 미래부의 근본적 해결책에 대한 추궁이 이어졌다.
13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부 국감에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송호창 의원은 "정부의 창조경제 실현을 주도하겠다는 미래부가 내놓은 첫 정책이 단통법인데 분리공시 제도를 관철하지 못해 국민적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규제개혁위원회의 분리공시 제도 도입 무산에 대한 이유와 삼성전자의 반대 이유가 다르다는 점을 문제로 삼았다.
송 의원은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쟁력 약화와 영업비밀 누출을 주장하며 반대했으나 규제개혁위원회는 글로벌 경쟁력 약화가 아니라 상위법에 반한다는 뜻으로 삭제 근거를 댔다"며 "법제처를 비롯한 법무법인 유권 해석을 따라도 영업비밀 누출의 의견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최양희 장관이 인사청문회 당시 모든 정책이 소비자 중심이어야 한다고 밝혔듯 조속히 후속 결과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우상호 의원은 미래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제조사와 통신사의 폭리를 눈감아주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삼성전자와 이동통신 3사가 휴대전화 출고가를 부풀려 소비자에게 부담을 줬다는 주장이다.
우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제출받은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 의결서'의 주요 내용을 보면 20만원의 휴대전화를 제조사와 통신사의 폭리에 9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특이 그는 "요금제에서 기본요금은 통신사의 초기 시설투자 비용을 회수를 위함"이라며 "그러나 투자비용릉 회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통신사가 소비자에게 기본요금을 받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여당 의원들은 단통법이 애초 가계통신비 증가에 일조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집중적으로 문제 제기를 했다.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은 "단통법 시행 후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가계통신비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단통법 입법 취지와 맞지 않다"고 말했다.
'통신정책 점검 및 현안 관련' 자료를 보면 출고가 86만6800원의 갤럭시S5에 단통법 시행 전 평균 20만원(최대 58만6800원)의 보조금을 지급했지만 단통법 시행 후 11만7000원을 지원해 평균 8만3000원(최대 46만9800원)으로 약 60% 낮았다.
이로 인해 이통3사 홈페이지 등에 공개된 단말기할부금 및 요금제를 분석한 결과, 단통법 시행 전·후 번호이동 및 신규 가입자의 체감 통신비는 평균 4.3%가 증가했다.
권 의원은 "단통법의 경우 법률안 통과에서부터 고시 제정에 이르기까지 논란이 많았다"며 "미래부는 시행 전 더욱 철저히 살피고 시장 상황의 변화를 면밀하게 모니터링 했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권 의원은 "알뜰폰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단통법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가계통신비 증가에 대한 대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은 최양희 장관에게 "단통법에 분리공시를 다시 심의해서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최양희 장관은 이에 대해 "분리공시 재추진에 대한 요구가 한편에서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통합공시 하에서 단통법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최 장관은 "부족한 점을 점검해 단통법이 소비자에게 이득이 가는 방향으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권 의원은 통신요금 안정화를 위해 인가제를 신고제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가제는 도입 취지와는 달리 후발사업자가 인가사업자의 새로운 요금제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해 자율적 요금·서비스 경쟁을 제한하고 암묵적 담합을 조장하는 측면이 있다.
이로 인해 사업자가 적당히 비슷한 요금제를 출시하고, 당장 가입자를 확대할 수 있는 보조금경쟁에 치중해 유통질서가 어지러워지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권 의원은 "통신요금 인가제가 이동통신 3사의 요금 답합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인가제를 신고제로 일원화하되 일부에서 제기하는 이용자 차별 심화나 공정경쟁 저해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미래부가 보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