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심층 기획②] 중국 스마트폰의 습격…“공기계가 더 싸다”
2014-10-12 13:01
오픈마켓 중심 해외 스마트폰 판매량↑
아주경제 박현준 기자 =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의 시행으로 중국 등 해외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늘며 국내 업체들이 장악한 스마트폰 시장 판도에 변화가 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일 단통법 시행 후 이동통신사들이 보조금을 줄인 상황에서 국내 제조사들의 스마트폰 판매 가격이 시행 전보다 올라가다보니 소비자들이 애초에 출고가가 낮은 외산폰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주로 자급제(소비자가 공기계를 구매하고 이통사를 선택한 후 개통해 사용하는 방식)로 공급되는 외산폰은 단통법 시행 후 보조금 대신 그만큼의 요금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낮은 출고가에 예전에 없던 요금 할인 혜택까지 더해져 외산폰이 소비자들의 호감을 사고 있는 것이다.
외산폰 강세는 오픈마켓의 외산폰 판매량 추이에서도 알 수 있다. 더이상 한국은 '외산폰의 무덤'이 아니라는 분위기다.
G마켓의 경우 샤오미·화웨이 등의 외산폰 판매량은 지난달 첫째 주에 비해 이달 첫째 주 약 2.7배 늘어났다.
인터파크에서는 9월 넷째 주에 비해 이달 첫째 주의 외산폰 판매량이 8% 증가했다.
이 중 샤오미가 70%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아수스(15%), 원플러스원(10%), 화웨이(5%) 등이 뒤를 이었다.
옥션은 이달 첫째 주 새 제품 및 중고품의 해외 스마트폰 공기계 판매량이 전주에 비해 20% 늘었다.
특히 노키아와 HTC의 제품은 신제품 30%, 중고품 100% 각각 급증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중국 제조사 외에 주로 자급제로 스마트폰을 공급하던 소니도 최근 신제품 엑스페리아Z3와 엑스페리아Z3 콤팩트를 출시하며 국내 시장 공략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소니는 두 제품들을 SK텔레콤과 KT의 대리점에서 판매하지만 자급제 형식의 판매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알뜰폰(MVNO) 사업을 하는 자회사 미디어로그를 통해 화웨이의 스마트폰 'X3' 판매를 시작했다.
이 제품은 국내 제조사의 고급 스마트폰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 성능에 저렴한 가격을 갖춘 것이 강점이다.
X3는 1300만 화소의 후면 카메라에 5인치 풀HD(1920X1280) 디스플레이, 안드로이드 4.4 킷캣 운영체제 등의 고급 사양을
보유했지만 출고가는 52만8000원으로 거품을 뺐다. 80~90만 원 대에 출시되는 국내 제조사의 스마트폰에 비해 30~40만 원 가량 싸다.
미디어로그의 온라인 판매 사이트 유모비에서 X3를 번호 이동으로 LTE 60 요금제에 24개월 할부로 가입할 경우 22만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30만8000원에 구매 가능하다.
12일 서울의 주요 LG유플러스 매장을 둘러본 결과 아직 X3 단말기를 볼 순 없었지만 본격적으로 X3를 선보이면 고가의 고급형 스마트폰이 필요없는 실속파 사용자들이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LG유플러스 매장에서 만난 직원은 "지금은 각 통신사의 보조금이 단통법 시행 전보다 크게 줄어 소비자들의 구매 가격이 많이 올라간 상황"이라며 "최신형이 아니어도 좋다면 인터넷, 모바일 메신저 등을 하기에 문제가 없고 저렴한 해외 스마트폰을 사용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