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심층 기획①] 소비자 혜택 '꽝'... 다같이 비싸게 산다
2014-10-12 12:30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시행으로 인한 이동통신 시장의 혼란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소비자 불만도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단통법 도입 취지가 소비자 차별 없이 휴대전화 교체 비용을 줄이고 통신비를 절감하겠다는 것이었는 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정부가 정한 법적 상한금(30만원)의 절반도 못 미치는 보조금으로 오히려 모든 국민이 비싸게 단말기를 살 수밖에 없는 구조가 돼 버렸다는 지적이다.
주간 단위로 바뀌는 보조금 규모는 이동통신사들의 '눈치보기'로 실제 조정 폭이 실망스러운 수준에 그쳐 부정적인 여론은 더욱 확산하는 모양새다. 이에 단통법이 '전국민 호갱(어리숙한 고객)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이통 시장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12일 미래창조과학부 및 이통업계에 따르면 단통법 시행 후 지난 8일까지 이동통신사(MNO)의 하루 평균 번호이동 수는 8441건(영업일수 5일)으로 지난 9월 평균인 2만5508건(영업일수 19일)에 비해 66.91% 감소했으며 8월 평균(2만330건·영업일수 20일)보다는 58.48% 줄었다.
지난 1일 단통법 시행 후 공시된 첫 보조금 규모가 예상보다 적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은 단통법 시행과 함께 30만원 가량의 보조금을 예상했으나 단통법 시행 첫 주에는 새 단말기에 대한 이통 3사의 보조금 평균이 10~15만원선에 지급됐다.
8일 두 번째 보조금 공시는 이통 3사가 시행 첫 주보다 4~8만원 정도 늘렸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보조금 규모가 예상보다 낮다고 공식적인 우려를 나타내는 등 정부의 주문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소비자 단체에서는 서명 운동을 통해 항의하는 등 여전히 보조금 액수가 적다는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쏟아져 나온다.
소비자 단체인 컨슈머워치는 단통법은 이동통신사 간 가격경쟁 요인을 제거해 소비자 이익에 악영향을 끼치고, 영세 판매·대리점의 경영위기도 초래하는 만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컨슈머워치는 단통법 폐지를 위해 의견서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했고 소비자 1만명의 서명을 모아 단통법 폐지 입법청원에 나설 계획이다.
이찬진 전 한글과컴퓨터 대표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통사 보조금의 묵시적 담합은 사회적인 압박으로 조만간 깨질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휴대전화 구입을 미룰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단통법의 최대 수혜자는 소비자가 아닌 이통사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면서 정부의 졸속 대책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주장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이통사의 소비자 혜택은 크게 줄고 오히려 이통사 이익은 증가할 것으로 보여 정부가 이통사 배만 불리고 있다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경쟁사 보조금 동향에 맞춰 짬짜미(담합)이 이뤄지는 양상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마케팅 비용이 통제된 보수적 수준에서 집행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5년에 평균 보조금이 5% 인하되거나 단말기 판매대수가 5% 줄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순이익은 각각 4.1%, 8.5%, 10.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단통법 시행 후 통신비 가계 부담이 낮아질 것이란 기대와 달리 돌아온 혜택이 전무하다시피 하면서 이통 시장 변화가 요동치고 있다.
우선 중고 휴대전화 하루 평균 가입자가 4800건으로 9월 평균(2900건)에 비해 63.4% 증가하는 등 중고 휴대전화로 이통서비스에 가입하는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다. 중고 휴대전화로 서비스에 가입하는 경우, 보조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매월 납부요금의 12%)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0월부터 연말까지 이동통신 3사의 2년 약정 만료자는 250만명이다. 앞으로 2년 약정이 끝나는 이용자가 매월 약 70만~100만명씩 발생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중고폰 가입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고폰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제조사는 울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하루 스마트폰 판매량은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하루 평균 스마트폰을 4만2000대를 팔았으나 이달 들어서는 2만대가량 판매에 그쳤다. LG전자 역시 지난달 1만3000대에서 이달 4000대로 판매량이 급감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틈을 타 중국 화웨이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해외 휴대전화가 국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면서 국내 제조사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시행 초기부터 우려됐던 문제들이 잇달아 노출되면서 조속한 개선책이 불가피하다는 현실론과 실효성을 따지기는 아직 이르지않냐는 신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단통법 도입 취지가 소비자 차별 없이 휴대전화 교체 비용을 줄이고 통신비를 절감하겠다는 것이었는 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정부가 정한 법적 상한금(30만원)의 절반도 못 미치는 보조금으로 오히려 모든 국민이 비싸게 단말기를 살 수밖에 없는 구조가 돼 버렸다는 지적이다.
주간 단위로 바뀌는 보조금 규모는 이동통신사들의 '눈치보기'로 실제 조정 폭이 실망스러운 수준에 그쳐 부정적인 여론은 더욱 확산하는 모양새다. 이에 단통법이 '전국민 호갱(어리숙한 고객)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이통 시장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12일 미래창조과학부 및 이통업계에 따르면 단통법 시행 후 지난 8일까지 이동통신사(MNO)의 하루 평균 번호이동 수는 8441건(영업일수 5일)으로 지난 9월 평균인 2만5508건(영업일수 19일)에 비해 66.91% 감소했으며 8월 평균(2만330건·영업일수 20일)보다는 58.48% 줄었다.
지난 1일 단통법 시행 후 공시된 첫 보조금 규모가 예상보다 적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은 단통법 시행과 함께 30만원 가량의 보조금을 예상했으나 단통법 시행 첫 주에는 새 단말기에 대한 이통 3사의 보조금 평균이 10~15만원선에 지급됐다.
8일 두 번째 보조금 공시는 이통 3사가 시행 첫 주보다 4~8만원 정도 늘렸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보조금 규모가 예상보다 낮다고 공식적인 우려를 나타내는 등 정부의 주문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소비자 단체에서는 서명 운동을 통해 항의하는 등 여전히 보조금 액수가 적다는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쏟아져 나온다.
소비자 단체인 컨슈머워치는 단통법은 이동통신사 간 가격경쟁 요인을 제거해 소비자 이익에 악영향을 끼치고, 영세 판매·대리점의 경영위기도 초래하는 만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컨슈머워치는 단통법 폐지를 위해 의견서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했고 소비자 1만명의 서명을 모아 단통법 폐지 입법청원에 나설 계획이다.
이찬진 전 한글과컴퓨터 대표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통사 보조금의 묵시적 담합은 사회적인 압박으로 조만간 깨질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휴대전화 구입을 미룰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단통법의 최대 수혜자는 소비자가 아닌 이통사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면서 정부의 졸속 대책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주장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이통사의 소비자 혜택은 크게 줄고 오히려 이통사 이익은 증가할 것으로 보여 정부가 이통사 배만 불리고 있다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경쟁사 보조금 동향에 맞춰 짬짜미(담합)이 이뤄지는 양상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마케팅 비용이 통제된 보수적 수준에서 집행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5년에 평균 보조금이 5% 인하되거나 단말기 판매대수가 5% 줄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순이익은 각각 4.1%, 8.5%, 10.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단통법 시행 후 통신비 가계 부담이 낮아질 것이란 기대와 달리 돌아온 혜택이 전무하다시피 하면서 이통 시장 변화가 요동치고 있다.
우선 중고 휴대전화 하루 평균 가입자가 4800건으로 9월 평균(2900건)에 비해 63.4% 증가하는 등 중고 휴대전화로 이통서비스에 가입하는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다. 중고 휴대전화로 서비스에 가입하는 경우, 보조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매월 납부요금의 12%)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0월부터 연말까지 이동통신 3사의 2년 약정 만료자는 250만명이다. 앞으로 2년 약정이 끝나는 이용자가 매월 약 70만~100만명씩 발생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중고폰 가입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고폰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제조사는 울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하루 스마트폰 판매량은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하루 평균 스마트폰을 4만2000대를 팔았으나 이달 들어서는 2만대가량 판매에 그쳤다. LG전자 역시 지난달 1만3000대에서 이달 4000대로 판매량이 급감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틈을 타 중국 화웨이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해외 휴대전화가 국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면서 국내 제조사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시행 초기부터 우려됐던 문제들이 잇달아 노출되면서 조속한 개선책이 불가피하다는 현실론과 실효성을 따지기는 아직 이르지않냐는 신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