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10년, 소비자 부담은 여전...정부 폐지 움직임에 "보완입법 있어야"
2024-10-03 18:10
2014년 10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단통법)이 도입된 지 벌써 10년이 지났다. 정부와 국회가 가계 통신비 절감을 이유로 단통법을 도입했지만 지난 10년간 가계 통신비에 큰 변화가 없었다. 통신비에서 단말기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높았으며 스마트폰 가격 부담은 일평균 임금을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이 단통법 폐지를 공언한 상황에서 업계에선 법 폐지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에 보완입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전국 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에서 통신지출이 차지하는 금액은 12만2409원을 기록했다. 이는 단통법이 도입되기 직전인 2014년 3분기 통신비 지출인 12만7238원과 비교해 3029원 낮은 금액이다.
구체적으로는 '이통사 선택약정할인 가입'을 선택하면 총 274만2000원 중 169만8000원이, '자급제 단말 구입 후 이통사 선택약정할인'을 선택 시에는 총 통신비 252만6000원 중 148만2000원이 단말기 비용이다. 자급제 알뜰폰 요금제를 이용할 때에도 전체 234만6000원 중 148만2000원이 단말기 비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자급제 단말기 유통 비중은 28%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휴대전화 사용자 중 약 72%가 높은 수준의 단말기 가격 부담을 지고 있는 셈이다. 일평균 임금 대비 통신비 비중은 갤럭시 S24 울트라가 43.1%, 아이폰15 프로가 44.4%, 갤럭시 A35가 24.1%로 나타났다.
특히 이동통신사업자가 휴대전화 온라인 판매 시 제공하는 요금할인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차별을 만들어 낸다는 지적이 나왔다. 단통법을 폐지하더라도 선택약정할인 등 긍정적인 정책은 보완입법 등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이날 ‘단말기유통법과 이동통신시장의 변화’ 보고서를 통해 "단통법 폐지라는 원칙은 거스를 수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법 폐지 이후에도 단말기유통법 유산을 지켜나가기 위해 ‘수치에 기반한 이용자 중심의 논의’에 집중하는 게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단통법 시행 이후 지원금 혜택 감소를 선택약정할인제도가 일부 상쇄했기 때문에 급한 법 폐지로 이용자 부담이 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