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프리카 정상회담 폐막…미국이 던진 ‘중국 견제구’는?

2014-08-07 12:49

지난 4일부터 사흘간 워싱턴DC에서 개최된 '미국-아프리카 정상회의'가 6일(현지시간) 폐막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양측은 지역안보, 경제투자, 사회개선 등 다양한 측면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워싱턴 = 중국신문사]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미국의 '검은대륙' 구애공세 본격화를 알린 미국과 50여개 아프리카 국가 간의 '미국-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워싱턴DC에서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차세대 투자'를 주제로 이뤄진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은 지역안보, 경제투자, 사회개선 등 세 가지 방면에서 새로운 대(對)아프리카 구상안을 제시했다. 고속성장 가도를 달리며 '제2의 아시아'로 평가받고 있는 아프리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동시에 중국에 빼앗긴 주도권 회복을 위한 포석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정상회의 폐막 후 기자회견을 갖고 먼저 가장 시급한 과제인 아프리카 지역의 안보 및 치안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방안을 제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유엔과 아프리카연합의 평화유지 활동을 지원할 아프리카 자체 '신속대응군' 창설 지원에 관한 '아프리카평화유지신속대응파트너십'(APRRP) 계획을 추진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향후 3∼5년 동안 매년 1억1000만달러(약 1135억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신속대응군(rapid response force)은 일종의 평화유지군으로 에티오피아와 가나, 르완다, 세네갈, 탄자니아, 우간다 등 그동안 평화유지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6개국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아프리카 이외의 국가도 참여할 예정이다. 

또 경제투자와 관련해서는 앞서 공개한 34조원 규모의 '통큰' 투자계획을 거듭 확인했다. 

전날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 일정의 중요한 행사 중 하나인 '미국-아프리카 기업포럼' 연설을 통해 "미국의 일자리 창출과 아프리카 전체의 발전을 위해 330억달러(약 34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 투자액 330억달러 중 140억달러는 민간기업이 부담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여기에는 50억달러를 투자하는 코카콜라와 20억 달러 투자에 나선 제너럴일렉트릭(GE)이 포함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아프리카를 단순히 자원으로 간주하지 않고, 우리의 성장을 위해 땅에서 자원을 캐내는 것만을 바라지 않는다"면서 "이번 투자를 통해 모든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경제적 성장을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지난 2000년부터 아프리카를 끌어안기 위해 쏟아온 중국의 경제투자가 단순히 아프리카 자원개발을 통한 경제적 이익 획득에만 목적이 있다는 일각의 지적을 우회적으로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발언에 중국 외교부는 곧바로 성명을 통해 "중국의 아프리카 투자는 아프리카의 장기적인 발전에 반드시 도움이 돼야 한다"며 "중국과 아프리카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우호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아프리카란 친구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의 지원과 양측이 모두 이익이 되는 협력을 전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밖에 이번 정상회의에서 양측은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관세 혜택 등을 담은 '아프리카 성장과 기회법'(AGOA) 확대·연장, 미 국무부 산하 대외원조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의 역할 확대 방안을 비롯해 차세대 지도자 육성, 식량, 인권, 성평등, 교육, 보건, 야생동물 불법포획 및 밀매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최근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도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아울러 정상회담 마지막 날인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각국의 퍼스트레이디 및 비정부기구의 수장 등이 참석한 심포지엄에 참석해 아프리카의 교육, 건강 분야 등에 대한 2억달러 이상의 지원 방안도 제시했다.

한편, 개최 전부터 미국 견제 성격이 짙다는 이유에서 주목받았던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아프리카를 사이에 둔 세계 주요 2개국(G2) 미국과 중국의 '구애 경쟁'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