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프리카에 330억 달러 ‘통큰 투자’…중국에 뺏긴 주도권 회복 나서

2014-08-06 11:34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아프리카 기업포럼' 연설을 통해 아프리카에 대한 330억 달러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혔다. [사진 = 신화사]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미국 정부가 아프리카에 대한 '통큰'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검은 대륙' 사로잡기 본격화에 나섰다. 대(對)아프리카 투자를 계기로 아프리카 대륙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에게 빼앗긴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아프리카 기업포럼' 연설에서 "미국의 일자리와 아프리카 전체의 발전을 위해 330억 달러(약 34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포럼은 전날부터 개최되고 있는 미국-아프리카 정상회의 일정 중 미국이 가장 중점을 두는 행사 중 하나다.

백악관에 따르면 미국이 밝힌 투자액 330억 달러 중 140억 달러는 민간 기업들이 부담한다. 여기에는 코카콜라의 50억 달러, 제너럴일렉트릭(GE)의 20억 달러 규모 설비투자 계획이 포함됐다.

아울러 이날 회의에서 미국 정부와 기업이 공동으로 아프리카의 전력공급망 확충에 12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로 결정했으며, 아프리카 인프라 건설을 위한 1000억 달러 기금조성도 이번 정상회담 기간 중 핵심 의제로 논의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리는 아프리카를 단순히 자원으로 간주하지 않고, 우리의 성장을 위해 땅에서 자원을 캐내는 것만을 바라지 않는다"며 이번 투자를 통해 "모든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경제적 성장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가 이날 발표한 대 아프리카 투자 계획은 그간 중국, 유럽 등이 아프리카에 꾸준한 러브콜을 보내며 협력방안 모색에 적극 나서온 반면 미국은 아프리카와의 유대강화 및 경제협력에 뒤처저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물심양면적인 지원을 통해 아프리카 국가들과 오랜기간 끈끈한 유대 관계를 유지해온 중국을 따라잡겠다는 의도가 큰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00년 이후 아프리카 국가들과 다섯 차례나 공식다자 간 정상회담을 열고 대규모 투자 '선물보따리' 공세를 펼치며 아프리카에 공을 들여왔다. 반면, 미국은 지난해 7월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후 처음으로 사하라사막 이남 국가 순방에 나선 것을 시작으로 올해 처음으로 아프리카 정상을 초청한 대규모 회담을 개최하는 등 뒤늦은 아프리카 구애에 나서고 있다. 
 
최근 아프리카가 이뤄내고 있는 고속성장과 무한한 잠재력을 고려할 때 아프리카를 선점하기 위한 양국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실제로 아프리카는 빠른 개혁 및 자본화에 힘입어 '제2의 아시아'로 평가받으며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세계 평균 성장률인 5.4%를 넘어선 5.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에 앞서 진행된 주제별 토론에서는 미국 언론들이 서아프리카지역의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에 대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아프리카 국가 정상들의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자카야 키크웨테 탄자니아 대통령은 "모든 아프리카 대륙의 모든 곳에서 모든 사람이 에볼라를 앓고 있다고 간주되고 있다"며 "외국 언론인들에게 아프리카가 광대한 재해 지역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 또한 에볼라에 대한 서방 언론의 관심이 "아프리카에 대한 불공평한 시선"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