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낮춘 김무성 VS 외면 받는 안철수…‘포스트 재보선’ 역학구도 분수령
2014-07-20 16:04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7·30 재·보선 정국에서 거대 양 당을 이끌고 있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의 희비가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당초 7·14 전당대회 직후 재·보선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였던 김무성 대표는 본격적인 선거 국면으로 접어들자 로우키(low-key) 전략으로 바꾼 반면, 안철수 대표는 선거 현장에서 환영받지 못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당내 장악력이 흔들리는 모양새다.
20일 여야는 나란히 수도권 집중 유세에 나서며 당내 화력을 총 집중했으나, 내부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다만 나경원 후보의 고사로 동작 방문을 최소화하기로 한 데 이어 유세 과정에서도 혁신 프레임을 고리로 여권 전체의 변화를 촉구하기보다는 ‘지역 일꾼론’ 띄우기에 나섰다. 당초 7·30 재·보선이 ‘김무성 조직력’의 시험대가 될 것이란 전망을 빗겨간 것이다.
국회에서 만난 당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대표 취임 이후 첫 선거가 아니냐”면서 “청와대에 직언 할 수 있는 정치인이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보다는 국정 운영의 동반자 인식을 보여주는 게 낫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청와대의 문고리 권력과 친박 친정 체제에 대한 비판보다는 계파 화합의 행보를 걸을 것이란 전망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재·보선 이후 임태희(수원정)·나경원 후보 등 비박계의 귀환으로, 당의 친박 탈색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판단도 김무성호의 로우키 전략에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스스로 몸을 낮추고 있다는 얘기다.
새정치연합은 같은 날 남은 재·보선 기간 동안 국회와 수원에서 숙식하면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와 재·보선을 총력 지원키로 했다. 원내에선 7월 임시국회, 원외에선 재·보선에 사활을 거는 이른바 ‘투 트랙’ 전략이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 담회에서 “내일부터 두 공동대표는 국회와 7·30 지역 현장에서 숙식하면서 특별법 제정과 재·보선 승리를 위해 진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동작을(기동민)과 수원병(손학규)은 ‘풍찬노숙’ 전략에서 제외됐다. 중앙당 지원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당 한 관계자는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과거 DJ(고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엔 그림자만이라도 비추기를 원했는데, 제1 야당의 대표를 원치 않는 상황이니, 참….”이라고 걱정을 토해냈다.
노숙 투쟁을 앞세운 두 공동대표의 투 트랙 전략으로 야권 연대가 무산됐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새정치연합과 정의당은 이날 “당 대 당 차원의 협상은 없다”고 각각 밝혔다. 신주류 지도부가 전략 공천 파문 수습에만 골몰하는 사이 야권 분열이 현실화 된 셈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와 관련, “김무성 대표의 경우 공천에 관여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책임론에서 자유로운 반면 안 대표는 결과에 따라 거센 후폭풍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