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의 길' MBC 코미디 프로그램의 성공 알릴까?

2014-06-25 18:02

코미디의 길[사진제공=MBC]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코미디의 길'이 방송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일요일 자정이라는 방송 시간과 MBC 코미디 프로그램의 침체는 '코미디의 길'이 쉽지 않은 길임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방송 경력 36년의 이홍렬과 신인 개그맨이 변화와 발전을 꾀하고 있다는 점에서 '코미디의 길'은 꾸준히 앞을 보고 달리고 있다.

25일 일산 장항동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MBC 예능프로그램 '코미디의 길' 기자간담회에는 최원석PD와 코미디언 이홍렬, 오정태, 김용재, 홍가람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역시 이날 가장 큰 화제는 '이홍렬'이었다. 30년 안팎의 경력 차가 있는 후배들과 호흡하며 MBC 코미디를 살리기 위해 절치부심 중이다.

이날 이홍렬은 "코미디는 내가 죽을 때까지 하고 싶은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동안 나이에 밀려서 코미디를 마음껏 하지 못했다. 코미디를 원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밀린 것"이라며 "단순히 후배들과 무대에서 같이 연기하는 것이었다면 정중히 사양했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페이크 다큐라는 이야기에 마음이 흔들렸다"며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것에 환장하는 스타일인데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홍렬이 '코미디의 길'에서 맡은 코너 '페이크 다큐'에는 MBC 코미디를 부활시키려는 이홍렬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KBS2 '개그콘서트'와 SBS '웃찾사'와는 다르게 폐쇄된 세트에서 진행된다. 최원석PD는 "비공개 코미디를 통해 스토리를 강화하고 극적인 구조를 늘려나가는 방향으로 나가면서 파격성을 잃지 않겠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현재 토크 형태의 코너가 준비 중이며 30초~1분의 짧은 코너도 생각하고 있다. 최PD는 "코미디에 대한 발상의 전환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코미디라는 장르가 갖는 힘이나 특성은 그대로 가져오고 다양한 코너도 기획 중"이라고 귀띔했다.

MBC는 그동안 코미디 프로그램이 타 방송사에 비해 부진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이홍렬은 스타성 있는 후배의 부재를 원인으로 꼽았다. "코미디는 똑같은 내용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개그콘서트'나 '웃찾사'가 갖고 있는 힘도 여기에 있다. 개그 내용의 기본은 변함이 없다. 현재로서는 스타 발굴이 시급하다고 본다"고 MBC 코미디가 풀어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김용재는 늦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자정이 넘긴 시간보다는 오후 11시, 일요일보다는 토요일에 방송된다면 더 많은 분들이 보지 않을까 싶다. 과거 직장 생활을 했을 때 '개그콘서트'를 본 뒤 잠이 들었다"며 방송시간대 변경의 바람을 전했다. 이홍렬 역시 "지금 시간대만 아니면 된다. 12시를 넘긴 시각에 시작하면 다음날 출근하는 사람에게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코미디의 길'은 비공개와 공개 코너를 적절히 배치해 폭소부터 여운이 남는 미소까지 다양한 틈새 웃음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게다가 기존의 형태를 깨고 끊임없이 변화를 꾀하는 모습은 참신하다. 하지만 아직도 시청자의 관심 부족에 '코미디의 길' 제작진과 출연진은 갈증을 느끼고 있다. 이들이 땀이 빛을 발할지 주목된다. 매주 일요일 밤 12시05분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