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오바마 대통령, 전작권 전환 시기 재검토 결정(종합)

2014-04-25 20:46
한미정상, 전작권전환 재연기 가닥…내일 한미연합사 공동방문
"북한 새로운 도발 새로운 강도 압박초래, 중국 강한 조치 기대"



아주경제 주진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방한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2015년 12월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시기를 재검토하기로 합의했다. 또 북한의 4차 핵실험 등 추가적인 도발에는 더 영향력있는 제재가 뒤따를 것이라며 분명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두 정상은 이날 청와대에서 1시간반 동안 열린 회담에서 △북핵대처 △한미동맹 강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완전한 이행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에의 한국 참여 △원자력협정 개정 등 현안을 놓고 논의했다.

특히 두 정상은 "한미 양국은 지속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역내 변화하는 안보환경으로 인해 현재 2015년으로 돼있는 한국주도 방위를 위한 전작권 전환시기가 재검토될 수 있다고 결정했다"고 회담 뒤 청와대가 '한미관계 현황 공동 설명서(joint fact sheet)'를 통해 밝혔다.
 
이러한 결정은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잇단 대남도발에 이어 최근에는 제4차 북핵 실험 위협과 중·일 영토분쟁 등 한반도 주변의 안보파고가 높아짐에 따라 사실상 미국이 전작권 전환을 재연기하자는 우리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저와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안보환경을 고려해서 현재 2015년으로 되어있는 전작권 전환의 시기와 조건을 재검토해나갈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아울러 한미 양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역량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제를 독자적인 시스템으로 발전시켜 나가되 한미 간 상호운용성을 증대시켜 효율적인 운용이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정상은 전작권 재연기는 한미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행돼야 한다고 확인했으나 구체적 시기와 조건은 양국 국방당국의 협상에 일임했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북핵문제와 관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 비핵화'의 달성을 위해 확고한 의지를 갖고 긴밀협력하자"며 "북한이 국제 의무와 공약에 위배되는 추가 도발을 하지말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박 대통령은 북핵문제와 관련, "북한의 새로운 형태의 도발은 새로운 강도의 국제적 압박을 가져올 것"이라고 했고, 북한의 4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언제라도 할 상태"라면서 "누구의 말도 들으려하지 않는 상황이 되면 6자회담도 필요없어진다. 중국은 북한에 이런 것이 용납되지 않도록 강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요청했다.

또 "북핵 능력 고도화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는데 오바마 대통령과 우려를 함께하고 시급성을 갖고 북한 비핵화를 진전시키기로 했다"고 소개했고, 자신의 '드레스덴 구상'에 대해 "비록 북한이 드레스덴 구상을 거부하고 있지만 원칙을 갖고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북한이 중국의 안보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에 중국이 조금씩 눈을 뜨는 것 같다"며 "앞으로 계속해 북한의 도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더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또 한미 FTA와 관련해 '협정의 완전한 이행' 노력을 다짐했으며,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의 한국 참여에 대해 긴밀히 협의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한편 두 정상은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으로 정상회담 직전 30초간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한국민들이 깊은 비탄에 빠져있는 시기에 왔다"며 "미국민을 대표해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고자 한다"고 애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애도의 표시로 사고당일 미국 백악관에 게양된 성조기와 백악관 뜰에 심어진 목련 묘목을 우리 측에 전달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 대한제국 국새인 '황제지보' 등 인장 9점을 우리 측에 정식 반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6일 한국을 떠나기에 앞서 한미동맹의 억지력을 확인하는 상징적 일정으로 박 대통령과 한미연합사를 공동 방문한다. 한미 정상의 연합사 공동방문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