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한 SK컴즈⑥] 경쟁사로 넘어간 핵심 인력, 부메랑으로 돌아오나

2014-03-19 16:23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는 이미 지난해 전체 인력의 절반 가까이를 줄이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최근에는 750여명으로 줄어든 직원을 다시 절반 정도 정리하는 혹독한 2차 구조조정까지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K컴즈의 전체 인력은 구조조정 이전에 비해 약 30% 수준에 불과하다.

SK컴즈는 두 차례에 걸친 구조조정에 대해 기업 정상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항변한다. 2013년 4분기 매출액 274억원, 영업손실 176억원을 당기순손실 260억원을 기록한 SK컴즈는 9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는 중이다.

경영 악화를 감안하더라도 SK컴즈의 구조조정이 지나치게 성급하게 진행됐다는 것이 업계의 중평이다. 특히 정리된 인력 중 상당수가 경쟁사로 이직했다는 점이 뼈아프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로 구조조정을 기점으로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사들은 SK컴즈의 핵심 인력의 상당수를 자사로 영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네이트의 주요 사업들이 양대 포털과 흡사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인력 이탈이 경쟁사의 역량 강화로 이어지는 이른바 ‘부메랑 효과’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구조조정에 앞서 자사의 인력들의 재배치를 통한 구조 개선 및 신사업 발굴에 좀더 집중했어어야 했다고 지적한다. 구조조정으로 인건비를 절약하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국내 포털사 관계자는 “실패한 사업에는 언제든 다시 도전할 수 있지만 정리한 인력을 다시 영입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특히 포털 사업의 경우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신사업에 핵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들여 키운 수많은 인재를 너무 성급하게 내쳤다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