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폰 시장 '나홀로' 역성장 왜?
2013-10-14 17:37
올해 사상 첫 마이너스 성장 전망…원인 놓고 '갑론을박'
국내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이해관계자 대부분이 동의하고 있지만 원인에 대해서는 처한 입장에 따라 다른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제조업체와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들어 엄격해진 보조금 규제를 시장 규모 축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은 데 반해 이동통신사들은 새로 출시되는 스마트폰 제품의 혁신성이 부족해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와 달리 중국과 미국, 인도, 일본 등 주요 시장의 경우 꾸준한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이 됐지만 앞으로도 급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점유율 확대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 국내 시장 위축…“보조금 규제 탓” VS “기대치 못 미쳐”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올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2630만대로 전년의 3070만대보다 14%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2007년 20만대 수준에 불과했던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2010년 690만대, 2011년 1750만대 등으로 크게 확대됐으며 지난해에는 최초로 3000만대를 돌파했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된 것은 최근 수년간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한 데다 장기 경기침체로 구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큰 원인은 따로 있다. 제조업체와 시장 전문가들은 박근혜 정부 들어 보조금 규제가 대폭 강화된 것이 수요 위축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한 스마트폰 제조업체 관계자는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많은 국가였는데 스마트폰 신제품 구매시 지급되는 보조금이 줄어들면서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다”며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장 전문가도 “보조금 규제가 통신요금 인하로 이어져야 하는데 이동통신사들이 요금을 낮추지 않고 있어 결국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동통신사들은 새로 출시되는 제품의 성능과 디자인 등이 소비자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판매량이 감소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KT 관계자는 “휴대폰 평균 교체 주기가 18개월 정도인데도 그동안 스마트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것은 기존 피처폰 이용자들이 스마트폰으로 많이 갈아탔기 때문”이라며 “스마트폰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지려면 혁신적인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해야 하는데 올해 나온 제품들은 이같은 점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 글로벌 시장 성장세는 지속…중국 쟁탈전 치열
역성장 우려가 커지고 있는 국내 시장과 달리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는 여전히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1억1490만대에서 올해 1억4300만대로 커진 뒤 2018년에는 1억7690만대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050만대 규모였던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올해 4920만대로 2배 이상 확대되고 2018년이 되면 1억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소니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실적 부진에 신음하고 있는 일본도 시장 규모 자체는 지난해 3650만대, 올해 4450만대, 2018년 4740만대 등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시장은 단연 중국이다. SA는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이 지난해 1억7340만대에서 올해 3억1550만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2018년이 되면 4억2420만대로 미국과 유럽 시장을 합친 것보다도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국 시장 내 주도권을 잡기 위한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업체와 화웨이, HTC, 레노버 등 중화권 업체 간의 경쟁이 갈수록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삼성전자와 애플은 중국 LTE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를 마쳤으며 LG전자 등 후발주자들도 조만간 관련 서비스 및 제품 공급을 위한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