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서 올리면 나도"..세종시 공무원 월셋집 찾다 '멘붕' 온 사연은?
2012-10-25 18:00
"이사 포기하고 당분간 통근버스 이용"..'전세대란'보다 '월세담합'이 문제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 정부청사에 근무하는 A씨는 연내 세종시 이전이 두 달 남짓 다가오자 주말을 이용해 부랴부랴 청사 근처 전셋집을 알아봤지만 한숨만 나왔다. 정부기관 이전으로 올 연말 세종시 이사계획이 잡혀있어 이전해 거주할 집을 백방으로 알아봤지만 집을 얻기는커녕 전세·월세 값은 생각밖으로 치솟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나마 월세가 약간 눈에 띄기는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는 건 매한가지다. 이에 고액 비용이 부담인 A씨는 결국 세종시 이사를 포기하고 당분간 통근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 공무원 B씨도 “전세를 포기하고 세종시와 가까운 공주 쪽에 월세를 알아보고 있지만 지난달 1000만원에 30만원이던 원룸이 35, 40, 50으로 오르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전세·월세할 것 없이 인근 부동산 가격 실태가 비슷해 담합한 게 아니냐는 농담까지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부기관 이전에 따라 세종시 이전 공무원들이 자가 주택을 분양받지 못한 상황에서 세종시 근처인 공주와 대전 일대 부동산중개업소를 찾아 헤맸지만 고액의 전세·월세 값은 이처럼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25일 정부 측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세종시로 이전하는 기관은 총리실과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농림수산식품부, 환경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6개 부처다. 현재 세종시 청사에는 총리실 6개 부서(직원 119명)가 근무 중이다.
전월세를 구하기 위해 세종시를 다녀온 공무원들은 “집값 동향을 파악해 보고 마땅한 집을 구하려했으나 엄두가 나질 않는다”며 "전세는 대란이며 월세가 있어도 하루하루 다른 가격대를 똑같이 보이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특히 인근 지역 부동산들이 월세 등에 대한 담합을 조장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을 던지고 있다.
현재 세종시 내 아파트 109㎡ 기준 전셋값은 평소 시세보다 2000만원가량 치솟았다. 이마저도 매물을 찾아볼 수 없는 현실이다. 아파트값이 부담스러운 공무원들은 인근 지역의 월세집을 알아보고 있지만 ‘전세대란’ 문제보다 ‘월세 담합’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월세가 있어도 지난달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30만원이던 원룸(공주쪽)이 1000만원에 35-40-50만원으로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기 현상을 보이고 있다. 물론 그만큼 집은 한정돼 있는데 수요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는 “전셋집은 한정돼 있는데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전세물량 부족 현상에 월세값도 덩달아 상승하는 요인으로 풀이된다”며 “최근 들어 세종시 인근 지역인 공주와 조치원 등에도 월세로 몰리고 있는 점도 인상을 유인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공주에 원룸(월세)을 내놓은 한 집주인은 "옆집에서 부동산 시세와 상관없이 가격을 올리면 같은 평수 규모와 시설을 보유한 인근 월세집도 함께 올릴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동네 부동산들도 이 같은 월세 오름폭을 수시로 알려주고 있어 월세값을 더 받으려는 마음은 굴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