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회사는 6곳,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받은 회사는 5곳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상장사가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 경우 당해 연도에 부과된 벌점이 8점 이상이면 1일간 매매거래가 정지되고, 1년간 누적 벌점이 15점 이상일 경우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상장폐지) 대상이 될 수 있다.
올해 나노브릭은 벌점 14점을, 퀀텀온은 9.5점을 받았다. 나노브릭은 공시위반 제재금 5600만 원을 대신 납부하기로 했지만, 퀀텀온은 최근 1년간 누적 벌점이 19점에 달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
퀀텀온과 나노브릭처럼 공시 번복 사례는 투자자들에게 심각한 신뢰 손실을 초래한다. 공시는 투자자들이 기업의 경영 상태와 주요 결정을 판단하는 데 핵심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데, 공시 번복이나 오류는 투자자들의 혼란을 초래하고 더 나아가 증권시장의 전반적인 투명성을 훼손한다.
불성실공시가 반복되면서 한국거래소는 연초부터 '좀비기업' 퇴출을 강조하고 나섰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2일 '2025년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상장폐지 요건과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이 새해 첫 대외활동에서부터 좀비기업 퇴출을 거론한 것을 두고 올해 한국거래소의 업무 방점이 어디에 찍혀 있는지 엿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금융당국과 거래소가 자본시장연구원에 의뢰한 '코스닥 퇴출제도 개선 방향 연구'와 '증권시장 경쟁력 강화 방안 연구'의 결과 발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해당 연구용역의 결과에 따라 정책 개선 방향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상장폐지 절차 강화와 함께 좀비기업의 퇴출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연구용역 종료시점과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