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이 경찰의 2차 출석 요구에도 불응했다. 경찰이 박 처장에게 추가로 출석을 요구한 가운데 또다시 응하지 않으면 강제수사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박 처장에게 이날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라고 요구했지만, 박 처장은 변호인 미선임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3일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막는 등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박 처장과 김성훈 차장을 입건하고, 4일 출석을 요구했다.
하지만 박종준 처장은 "대통령 경호 업무와 관련해 엄중한 시기로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다"면서 1차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경찰은 박 처장에게 이날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도록 했지만, 이마저도 미뤘다.
경찰은 이날 박 처장에 대해 오는 10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라는 3차 요구서를 발송했다. 만일 박 처장이 3차 출석 요구에도 불응하면 경찰은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형사소송법 200조의2 1항은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거나 응하지 않을 우려가 있는 때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를 체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찰은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박 처장을 내란 혐의로도 입건했다. 박 처장은 계엄 선포 약 3시간 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안전 가옥에서 진행된 회동에 조지호 경찰청장 등을 부른 인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 처장을 2차례에 걸쳐 참고인 조사를 진행한 후 피의자로 전환했다.
내란 우두머리(수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받는 윤 대통령은 3차례에 걸친 피의자 출석 요구에 불응했고, 서울서부지법은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에 대해 청구된 체포영장과 수색영장을 발부했다.
윤 대통령은 위헌·위법한 12·3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군·경을 동원해 폭동을 일으키는 등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