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외국인 투자자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코스피가 3거래일 연속 올랐지만 2500선 탈환에는 실패했다. 해외 실적 확대 기대감을 높인 조선·방산·바이오 업종이 지수를 끌어올린 가운데 엔비디아 신제품 수혜를 받지 못한 반도체 대형주가 하락하며 오름폭을 제한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46포인트(0.14%) 오른 2492.10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24.85포인트(1.00%) 오른 2513.49에 개장해 장 초반 1.33% 오르면서 2520선까지 넘어섰으나 이후 상승 폭을 대부분 되돌렸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신년 3거래일간 저가 매수세 유입이 이어지며 코스피가 상승했다"며 "외국인이 현·선물 동반 순매수했다"고 분석했다.
한화오션,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마린솔루션 등 조선주와 현대로템,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방산주,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리가켐바이오 등 바이오주가 특히 강세를 나타내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조선 업종은) 트럼프 당선자가 동맹국과 조선업 협력을 강조하는 발언에 수혜 기대감이 유입됐다"며 "폴란드와 2차 수출 계약 체결이 기대되는 현대로템이나 강달러와 실적 기대감이 유입된 방산 업종,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를 앞두고 기대감이 유입된 바이오 업종 전반이 호조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이날 코스피는 3거래일 연속 외국인 순매수와 여러 업종의 강세에도 계엄 사태 이전 수준인 2500선 회복에 실패했다. 개장 초 국내 반도체 대형주가 미국 증시에서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한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의 신제품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감으로 올랐으나 이 기대가 꺾이면서 하락 전환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CES 2025 기조연설에서 RTX 신제품에 마이크론 GDDR7(메모리)을 탑재한다고 언급하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하락 전환하고 코스피 상승 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구체화될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 재정지출 축소 등 대외 요인도 우리 증시 회복을 제한할 변수로 꼽힌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작년 에너지를 소진한 업종이 다시 주도주가 되기 쉽지 않아 여러 업종이 돌아가며 반등을 모색하는 상황으로 판단한다"며 "트럼프 정책 중 감세, 휴전, 규제 완화 등은 호재로, 관세 부과, 재정지출 축소는 악재로 작용해 대외 요인이 증시 상승을 제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