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시간제근로자 숫자가 정규직근로자에 비해 10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시간을 유연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규직보다 자발적으로 시간제근로자를 선택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양질의 시간제일자리 증가는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어서 일자리의 질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4일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는 '지난 10년간 시간제근로자의 변화와 시사점'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시간제 근로자 수는 387만3000명으로, 2014년 183만8000명과 비교해 90.3%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기간 정규직 근로자 증가율은 7.5%(96만3000명)에 그쳤다.
이는 지난 10년(2014~2023)간 정규직 근로자 증가분(96만3000명)의 65.4%가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체에서 만들어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시간제근로자의 학력별 비중은 대졸 이상이 29.8%, 고졸 이하가 70.2%로 고졸 이하 비중이 월등히 높았다. 이는 정규직 근로자의 학력별 비중과는 상반된 결과(대졸 이상 64.7%, 고졸 이하 35.3%)로 노동시장의 학력별 이중구조화를 시사한다.
시간제근로자 중 자발적 사유로 시간제근로를 선택한 근로자 비중은 59.8%로 10년 전(2014년, 47.7%)보다 12.1%p 상승했다. 특히 근로조건에 대한 만족으로 시간제 근로를 선택한 근로자가 많아졌는데 이는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음을 시사한다.
국내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는 54만5000개로 지난 10년간(2014~2023) 3.2배 가량 증가했다. 다만 전체 시간제 일자리 중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14.1%로 2014년(8.4%)보다 늘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지난 10년간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증가분(37만5000개) 중 여성, 대졸 이상, 40~50대, 유배우자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혼 및 출산 후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 전일제 일자리 대신 근로조건이 괜찮은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선호한 결과라는 게 경총 설명이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시간제 일자리는 고용 취약계층이 노동시장에 빠르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이자, 일‧가정 양립이 중요한 육아기 근로자나 퇴직 이후 경제활동이 필요한 고령자에게 상당히 효과적인 일자리가 될 수 있지만 한국 노동시장에는 이중구조가 고착화돼 시간제 일자리의 질적 개선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면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가 원활하게 만들어질 수 있도록 근로시간 유연화를 포함한 노동개혁이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