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은 19일 서울 송파구 서울교통회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내이사 해임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기타비상무이사 해임 안건을 다뤘다.
이번 임시주총은 형제 측의 ‘이사회 장악’을 위해 마련됐다. 4인 연합 측으로 분류되는 박 대표와 신 회장을 끌어내리고, 대신 그 자리를 형제 우호 세력(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으로 채우려는 전략이 기저에 깔려있었다.
하지만 형제 측이 제안한 2인 해임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이사 해임 안건은 상법상 특별 결의 안건으로 출석 주식 수 중 3분의 2가 넘는 찬성이 필요하다. 이날 임시 주총에는 주식 총수 1268만 214주에서 1021만 9107주가 출석했다. 박 대표와 신 이사 해임안은 찬성 수는 각각 53.62%, 53.64%에 그쳤다. 해임안이 통과되지 않으면서 박 부사장과 장 대표의 신규 이사 선임안은 자동 폐기됐다.
박 대표는 “주주들에게 빚진 마음으로 ‘10년 내 매출 5조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내년 정기 주총서 실질적인 주주 친화 정책을 마련할 것도 약속했다.
임 대표는 “주주들의 결정을 존중하며, 한미약품을 포함한 그룹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걱정하는 의견과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양측의 경영권 분쟁은 내년 3월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총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달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서 4인 연합이 제안한 이사회 확대 방안은 무산됐지만, 대신 이사진은 5대 5로 균형을 맞췄다.
업계에선 형제 측이 타협점 마련에 나설 거란 전망도 나온다. 4인 연합이 그간 지분을 매입해 49% 가까이 의결권을 확보한 만큼, 내년 3월 주총에선 결과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형제 측은 상속세 납부 등으로 지난 주총 이후 지분이 줄어들었다. 실제로 임 이사는 지난 13일 돌연 한미약품 임시주총 철회를 제안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4인연합 측에 대화를 요청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