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령 선포 이후 국내 관광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계엄 이후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정치적 긴장 상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인바운드 관광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8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소상공인·자영업자 긴급 현황조사'에 따르면 숙박업자 257명 중 41.6%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투숙객의 예약 취소 등으로 피해를 보았다고 답했다.
계엄령이 선포 이후 빠르게 해제됐고 11일 만에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외신들도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이번 사태로 해외여행객들에게 '한국은 불안한 국가'라는 인식이 확산했다.
계엄 사태 이후 관광업계에서는 국내 호텔 예약 취소분이 늘고 있으며, 취소 관련 문의도 증가했다. 한국 여행 검색자 수도 예전보다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여행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어렵게 회복세에 접어들었는데 계엄 사태로 또다시 어려움을 겪게 됐다"면서 "탄액안 가결 이후에는 취소 문의가 줄고 있지만 단숨에 상황이 좋아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숙박 예약과 관광지 입장권 등 인바운드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글로벌 온라인여행사(OTA) 사정도 비슷하다. 비상계엄령 선포 이후 한국 여행을 가도 괜찮은지 한국 여행상품 구매자들 중심으로 안전성에 관한 문의가 빗발쳤다.
익명을 요구한 OTA 관계자는 "계엄령 선포 이후 하루에서 이틀 정도 안전 문제 관련 문의가 급증했고 이후에도 꾸준히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라며 "심각한 경우 공항 출입이 막히거나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사태 직후 여행 상품 예약을 취소하는 고객들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인바운드 관광의 경우 최근 전 세계적으로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여행이 활발해지던 추세인데, 이 분위기가 위축될까 예의주시하고 있다"라며 "전 세계 여행객들이 한국의 상황을 이해하고 안전한 여행을 위해 신중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문체부, 한국관광공사 등 유관 정부 기관의 정책이나 상황 변화에 대해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국가와 외래 관광객들이 한국 여행을 우려하고 있다는 지적에 정부는 '계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대응에 나섰다.
18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를 대상으로 합동 간담회를 가졌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외신기자들에게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여행객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우리 국민과 한국에 거주 중인 270만 외국인들이 안정적인 공공질서 속에서 변함없는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외국인 여행객들의 방문에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것을 널리 알려 달라"고 당부했다.
서원석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현재 실제로 한국 여행상품 취소가 발생하고 있고, 아직 한국을 여행 위험 국가로 인식하는 국가들이 있어서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한국은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알리는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