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440원 선을 위협하면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 달러 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과 환율 상승 영향으로 달러선물 ETF에 대한 매수세가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현재까지 달러 선물에 투자하는 'KOSEF 미국달러선물'과 'KODEX 미국달러선물'은 각각 2.50%, 2.51%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국달러선물 지수 일간수익률 대비 2배 수익률을 추종하는 'KOSEF 미국달러선물 레버리지'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TIGER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도 각각 4.85%, 4.90%, 4.65% 수익률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외환당국이 개입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1440원을 주요 저항선으로 보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이 1440원을 돌파할 가능성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달러선물 ETF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거래 종가 기준 1435.5원으로 지난 11일 이후 6거래일 연속 1430원대에서 마감했다.
환율 상승 배경에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상승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9월 중순 3.62%까지 하락했으나 현재 4.39%까지 반등하며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통상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오르면 달러 강세로 이어져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 복귀로 인한 미국 증시 쏠림 현상과 윤석열 대통령 직무 정지에도 헌법재판소 최종 판결이 나기 전까지 여전히 정치적 불확실성이 남은 탓에 환율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변수는 18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결과다. 금리 자체는 연준이 25bp(1bp=0.01%포인트)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FOMC에서 내년 금리 인하 속도 조절론을 언급한다면 달러 강세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이 당장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내년과 내후년 금리 전망을 통화 긴축 선호 노선으로 변경하면 달러가 강세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을 가결함으로써 정치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된 점이 원·달러 환율에는 하방 요인이지만 FOMC 회의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