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음극재의 중국 의존도가 커지는 가운데 포스코퓨처엠이 한국 배터리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미래 혁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낸다. 내년부터 북미 양극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점도 회사 장기적인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이 국내 배터리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양극재·음극재 연구개발을 지속하면서 매출·영업이익을 확대하는 사업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기술 혁신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할 계획이다. 우선 양극재의 경우 주력 생산하는 하이니켈(니켈 80% 이상) 삼원계 양극재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저가부터 고가 전기차용 양극재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다양한 고객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삼원계 양극재에서 니켈 비중을 극대화하면서 단결정 적용을 확대해 고가 전기차 양극재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매출·영업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음극재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 수명·충전성능 강화를 위해 인조흑연 음극재에 대한 수요가 한층 커질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관련 연구개발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석탄의 일종인 코크스를 형상 가공 후 고온 열처리해서 만드는 인조흑연 음극재는 포스코퓨처엠이 세계 최고 수준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고가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흑연-실리콘 혼합 음극재 연구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부터 국내 배터리 기업의 북미 공장 가동률이 확대되는 점도 포스코퓨처엠 매출·영업이익 확대에 유리한 요소다. 증권가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의 내년 양극재 매출액은 올해보다 25%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경우 포스코퓨처엠의 매출은 올해 2.36조원에서 내년 3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올해 4분기 삼성SDI-스텔란티스 합작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는 등 북미 삼원계 양극재 판매가 증가할 것이란 계산에 따른 추정치다. 올 3분기 기준 포스코퓨처엠 매출에서 국내 배터리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티엄셀즈(LG에너지솔루션과 GM 합작 법인) 35.3% △삼성SDI 11.3% △LG에너지솔루션 11.1% 순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 음극재 기업이 정부 보조금과 값싼 전기료를 앞세워 덤핑 공세를 지속하고 있는 점은 불안 요소다. kg당 9달러 내외였던 음극재 가격이 kg당 2달러 후반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덤핑 공세로 인해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공급받는 음극재의 80% 이상이 중국산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만약 이를 견디지 못하고 포스코퓨처엠이 음극재 사업을 포기하면 배터리 소재 공급망을 전적으로 중국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
이에 업계에선 정부 차원에서 포스코퓨처엠 음극재 사업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노골적인 음극재 산업 지원에 대응해 한국 정부가 음극재 생산 기업에 생산 보조금을 주거나 국산 음극재를 구매하는 배터리 제조사에 구매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 등을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