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특수를 기대하던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내수 침체 상황에 탄핵 정국까지 겹쳐 위축됐던 소비 심리가 더 움츠러들고 있어서다. 평소라면 문전성시를 이룰 서울 주요 상권도 찬바람만 몰아치고 있다.
주류업체들은 성수기로 꼽히는 연말을 앞두고 표정이 어둡다. 직장인 밀집 지역인 광화문과 여의도에 집회 인파가 몰리다 보니 송년회나 회식을 취소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젊음의 거리인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도 연말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원래대로라면 이 시기 홍대 거리는 외국인과 내국인이 뒤섞여 한 발 내딛기가 힘들 정도다. 하지만 '눈팅족'(구경만 하는 사람)만 있을 뿐, 정작 지갑을 여는 손님은 많지 않았다. 손님으로 붐벼야 할 점심시간대 식당과 카페 안은 한산했고 문을 열지 않은 곳들도 눈에 띄었다.
연말 특수 실종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동에서도 나타났다. 한국 과자나 화장품을 판매하는 한 상점은 평소 계산대 대기줄이 생길 정도로 외국인들로 붐볐으나 이날은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식당이 몰려 있는 명동 골목 곳곳도 불과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식당을 고르는 이들로 가득했으나 이날은 행인 없이 텅 비어있어 다소 썰렁한 분위기였다.
관련 업계는 연말 특수 찬바람이 내년 봄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정국에 대한 불안감은 해소됐더라도 윤 대통령 파면 여부가 가려질 때까지 소비가 당분간은 침체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